‘분할투자’ 수용됐나…내주 정상회담 주목

2025-10-20 13:00:08 게재

2박4일 방미 김용범 “대부분 쟁점 의견 일치”

관세·안보 포괄한 한미 합의 이뤄질까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을 약 열흘 앞두고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이 막바지로 향해가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필두로 한 협상단이 19일 귀국한 가운데 협상 타결의 돌파구가 뚫렸는지 주목된다.

김용범 정책실장, 관세협상 후속 논의 후 귀국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찾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오른쪽)과 여한구 통성교섭본부장이 19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2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2박4일간 미국을 방문해 관세 후속 협상을 진행한 김 실장은 전날 귀국 직후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미 협의 성과를 보고했다.

귀국 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김 실장은 취재진에게 “대한민국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상호호혜적인 프로그램이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상당히 근접해 가고 있다”며서 “대부분 쟁점에서 의견 일치를 봤지만 1~2가지 쟁점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미 간 관세 협상은 지난 7월 말 1차 타결 이후 상당 기간 교착 상태를 겪어 왔다. 관세를 낮추는 대신 대미 투자금으로 제시한 3500억 달러와 관련해 미측에서 전액 현금 선불 투자를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 외환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수용 불가능한 요구라는 게 한국측 입장이었고, 양측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채 시간만 흐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2차 한미정상회담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에 이뤄질 것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협상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한국의 제안과 미측의 수정 제안이 교환됐고, 여기에선 대미 투자와 관련해 선불 투자가 아닌 분할 투자 방식이 양측간에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이 한두 개의 쟁점이 더 남았다고 했지만 2차 한미정상회담 전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극적 타결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 경우 이미 양국간 합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안보 분야와 함께 관세 분야까지 정상회담에 맞춰 최종 합의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안보 관련 한미 합의 내용에는 한국의 국방비 확대를 포함해 한미동맹 현대화, 한국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간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가 길어지던 때에는 안보 관련 합의 내용을 먼저 발표하는 안도 당초 고려됐지만 현재는 관세 후속 협의 건까지 마무리된 이후에 함께 발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한미 간 관세 관련해서 남아 있는 쟁점으로는 미국산 대두 수입 확대 문제 등이 꼽힌다. 최근 중국이 미국의 대두 수입을 중단한 가운데 한국이 대체 수입처로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쟁점이었던 통화스와프 논의는 특별히 새로운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간 통화스와프는 전액 선불 투자의 경우 필수 조건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지만 분할 투자 등에 공감대를 이룰 경우에는 논의의 우선 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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