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산업의 미래 ‘핀테크 혁신전략’
일상 속으로 스며든 핀테크, 기술 융합으로 기존 금융서비스 혁신과 새로운 가치 창출
핀테크(FinTech)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해 만든 조어로, 첨단기술에 의해 기존 금융서비스에 혁신을 가져오는 산업이다. 스마트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술 등 혁신을 기존 금융 비즈니스에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핀테크 산업은 2015년경부터 규제완화와 제도적 지원 그리고 디지털 전환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8년 당시 약 2145억엔 규모였던 핀테크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2조6000억엔으로 추정되며 2025년까지 3조3000옥엔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이 현재 수백개의 스타트업과 은행 증권사 통신사 이커머스그룹 등 주요 기존 기업이 적극적으로 이 분야에 진출해 있다.
GMO, 핀테크 결제 인프라의 핵심 주자
핀테크 산업에서 주목받는 그룹으로는 안정적인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GMO 페이먼트 게이트웨이(Payment Gateway)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인터넷 인프라 사업’ ‘인터넷 광고·미디어 사업’ ‘인터넷 금융 사업’ ‘가상통화 사업’ 등 다양한 사업과 자회사로 구성된 ‘GMO 인터넷 그룹’의 자회사다. 결제 처리, 온라인 결제 인프라 제공, 전자결제 서비스 등 핀테크 인프라 시장의 선두주자로 온라인 쇼핑몰과 기업 대상 결제 솔루션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안정적인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을 기반으로 온라인 결제 시스템 및 POS 단말기 등 오프라인 결제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고객사 편의성과 처리 속도를 향상시키면서 연평균 25% 영업이익 성장 목표를 달성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인도 등 해외시장으로의 진출과 전략적 투자 확대를 통해 글로벌 수익 기반을 강화하고, ESG 경영과 탄소중립(Net Zero)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일본 결제 인프라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머니포워드 "돈을 앞으로, 인생을 더 앞으로”
스타트업 중 주목받고 있는 기업으로 머니포워드(Money Forward)가 있다. 이 회사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생산인력 감소와 인재부족이라는 사회적 문제 해결을 염두에 두고, “돈을 앞으로, 인생을 더 앞으로”라는 미션 아래 아날로그 중심이던 백오피스 업무의 클라우드화를 추진해왔다.
특히 SaaS(Software as a Service, 인터넷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모델) 기반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며, 가계부·회계·세무·급여 관리 등 60개가 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 자동 수집과 자동 분개 등의 기술을 활용해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디지털 전환(DX)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최근 AX컨설팅 (Accounting Transformation Consulting)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기존의 시스템에서는 자동화가 어려웠던 복잡한 업무와 인간의 판단이 필수적인 고도화된 업무를 자동화하고 효율화하는 서비스다. 머니포워드는 2012년 창업 이래 2025년 3월 현재 1664만명 이상의 개인사용자, 40만명이 넘는 사업자, 100개가 넘는 금융기관과 거래하고 있다.
머니포워드는 기존 SaaS 제품과 백오피스 자동화 서비스를 통해 꾸준한 매출 성장을 이어가는 한편 M&A와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해 기존 포트폴리오와는 다른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며 단기간에 성장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즉,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연속적 성장과 새로운 기회를 통해 단기간에 점프하는 비연속적 성장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 덕분에 2023년 11월 회계연도 결산에서 연간 반복 수익(ARR) 200억엔을 돌파했다. 이는 일본에서도 드문 성장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머니포워드는 DX 회사에서 AX 회사로 진화하며, 국내 No.1 백오피스 AI 기업을 목표로 한다.
라쿠텐페이, 일본 핀테크 산업의 견인차
라쿠텐그룹의 경우 라쿠텐페이가 그룹의 수익 확대와 핀테크 생태계 확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라쿠텐페이는 스마트폰과 QR코드를 활용한 캐시리스 결제 서비스로 현금을 소지하지 않아도 결제가 가능하며 포인트 적립이나 쿠폰 사용 등 다양한 혜택을 통해 편리함을 제공한다. 특히 경쟁 서비스에 비해 그룹 내 서비스 연계성과 포인트 경제권 활용이라는 뚜렷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라쿠텐은행 라쿠텐카드 라쿠텐증권 등과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그룹 내 방대한 고객 기반을 활용하고 이용자 확대와 거래 촉진을 통해 고도화된 핀테크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라쿠텐 그룹의 핀테크 사업은 그룹 내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고객 기반을 공유하고 상호 송객을 촉진함으로써 핀테크 경제권의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는 디지털 통화 및 결제 인프라를 강화해 국내외 결제, 전자머니, 새로운 결제 수단의 범위를 확대하며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암호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의 상용화를 확대해 토큰화 자산, 증권형 토큰(STO), 디파이(DeFi)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라쿠텐은행과 라쿠텐카드를 중심으로 한 견조한 수익 성장에 힘입어 2025년 5월 기준 핀테크 부문 매출은 2236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성장했다. 라쿠텐그룹의 핀테크 부문은 그룹 전체 성장의 중요한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SBI, 신뢰도와 오랜 금융노하우가 강점
SBI 금융그룹 역시 핀테크 사업 분야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핀테크 사업 추진에 있어 SBI 그룹은 여러 면에서 뚜렷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증권·은행·보험을 포함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서 풍부한 고객 기반과 높은 신뢰도, 그리고 오랜 금융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핀테크서비스를 도입하고 확산하기에 매우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한 AI, 웹(Web)3,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 창출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증권 은행 AI솔루션 등 다양한 사업 축을 보유함으로써 특정 분야의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다른 분야의 성과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구조는 리스크 분산과 지속가능한 성장 측면에서 큰 강점으로 작용하며, SBI그룹이 일본 금융산업 내 혁신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대표적 핀테크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기술 융합과 일본 시장의 혁신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핀테크서비스는 일상생활 쇼핑 자산운용 등 다양한 영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이제는 누구나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 핀테크는 한층 더 진화할 것이다. 특히 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긍정적인 촉매 역할을 하면서 핀테크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핀테크의 미래를 논할 때 새로운 기술과의 융합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주제다. 특히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라 불리는 자동계약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사전에 설정된 조건이 충족되면 블록체인 상에서 계약이나 거래가 자동으로 실행되는 구조로, 중개자 없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거래를 완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효율성을 지닌다.
이러한 기술이 고도화되면 대출심사나 보험금 지급 등의 절차가 완전자동화되는 시대도 머지않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핀테크의 빠른 발전과 함께 사이버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와 같은 문제에도 지속적인 경계와 대응이 필요하다.
일본의 핀테크 산업은 엄격한 규제 환경 속에서도 ‘신뢰 중심’과 ‘파트너십 기반’이라는 특성을 바탕으로 매우 경쟁적인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스타트업, 기존 금융 대기업, 그리고 기술 대기업 간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지만 투자기술, 중소기업 금융, 지역 밀착형 디지털 뱅킹 분야에서는 여전히 협력을 통한 시장 확대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결국 이러한 경쟁과 협력의 공존 속에서 일본 핀테크 산업은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