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신임 총리와 첫 만남…이 대통령 “문제는 문제대로, 과제는 과제대로”

2025-10-30 20:16:01 게재

이 대통령 “미래지향적 협력”

다카이치 “일한 공조 중요”

“중요한 이웃나라” 한목소리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 강화에 뜻을 모았다.

경주에서 만난 한일 정상

경주에서 만난 한일 정상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한일 정상은 이날 오후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네 번째 한일정상회담이지만 다카이치 총리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담은 오후 6시2분부터 43분까지 41분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격변하는 국제 정세, 그리고 통상 환경 속에서 한국과 일본은 이웃 국가이자 공통점이 참으로 많은 나라”라면서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해 나가면 국내 문제 뿐 아니라 국제적 문제도 얼마든지 해결해 나갈 수 있다”면서 “오늘 이 자리가 한일의 깊은 인연을 재확인하고 미래로 이어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신데 거기에 대해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일한 관계, 일·한·미 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올해 일한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는 큰 기념비적 해다. 그간 구축해 온 일한 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을 위해 유익하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또 “셔틀외교도 잘 활용하면서 저와 대통령님 사이에서 잘 소통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셔틀외교 복원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한일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일본 정상과 회담은 이 대통령의 농담으로 화기애애하게 시작됐다”면서 “다카이치 총리가 자신의 꿈을 전부 실현했는데 드럼, 스킨스쿠버, 오토바이가 그것이라고 이 대통령이 말하자 좌중은 웃은 터뜨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일간 셔틀외교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순서상 대한민국이 일본을 방문할 차례다. 도쿄가 아닌 지방도시에서 뵙기 바란다”고 말하자 다카이치 총리도 곧 뵙기 바란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과거사에 대한 언급은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다만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문제는 문제대로 풀고, 과제는 과제대로 해나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이날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 김을 좋아하고 한국 화장품을 사용한다고 말한 것을 고려해 김과 화장품을 선물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시와 결연을 맺고 있는 가마쿠라시에서 제작한 바둑알과 통을 선물했다.

이날 한일 정상 간 만남은 만찬 없이 약식회담으로 진행됐다. 만찬이 없었던 데 대해 강 대변인은 “중국과 미국은 국빈방문이었지만 일본은 그런 방문은 아니었다”며 “다자 관계 중 연속적으로 이뤄진 정상회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경주=김형선 기자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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