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원자력잠수함’ 놓고 막판 조율

2025-11-05 13:00:09 게재

실제 관세인하 시점 놓고 줄다리기

반도체 관세-농산물 개방 등 관심

한미 관세협상의 대미를 장식할 조인트 팩트시트(JFS)와 대미 투자 양해각서(MOU)를 놓고 양국이 막판 조율중이다. 당초 5일에는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관세인하 시점 등에 대한 양국의 소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 오전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직까지 (조인트 팩트시트 관련해서) 발표시점에 대해 이야기 들은 바 없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다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이번주 내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한 만큼 오랜 시간 늦춰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팩트시트와 관련해 “경제 분야는 거의 마무리 됐고 안보 분야만 마무리되면 팩트시트에 사인하게 될 것 같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되는 조인트 팩트시트와 MOU는 7월 말 1차 한미정상회담 이후 3개월 이상 끌어온 협상 내용을 모두 포함한 합의문 성격이다. 팩트시트에는 관세 및 안보에 대한 세부 합의사항이, MOU에는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 내용이 담긴다.

팩트시트에는 자동차·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물론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 국방비 인상 등 안보 관련 사항이 포함된다. 2차 한미정상회담 이후에도 품목 관세를 놓고 양국 협상팀에서 세부적 입장차를 드러났던 만큼 우리 측에서 밝혔던 입장이 그대로 적용될지가 관심사다. 예를 들어 반도체 관련해 대만 수준 관세를 적용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협상팀이 밝혔지만 미국 측에선 “이번 합의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엇갈린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 외에 항공기 부품, 의약품, 건축자재는 물론 예민한 부분인 농산물 추가 개방과 관련한 팩트시트 기재 내용이 어떨지도 지켜봐야 한다. 정부측 관계자는 “미국과 협상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면서 “문구 하나하나 끝까지 조율하게 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안보 사안 중에선 이번 정상회담 때 화제가 됐던 원잠과 관련해 어느 정도 수준의 표현으로 양국간 합의사항이 표현될지가 관전포인트다. 일각에선 한국측이 요청한 부분은 핵연료 공급 건인데 미국 측에선 미국 내 원잠 건조 승인 입장을 내놨다는 점에서 양국의 협의 과정이 상당히 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대미 투자 관련 MOU에는 한미 정상이 만나 합의했던 대로 총 3500억달러를 투자하되, 현금투자의 경우 연간 200억달러의 상한을 두는 내용이 담기게 된다.

다만 MOU 체결 시점과 실질적인 관세인하 시점을 연동시키기 위한 양국간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받은 메시지에는 MOU 발표 시 확실한 관세인하 시점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를 놓고 한미간 조율이 진행중임을 보여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소방의 날(9일)을 앞두고 이날 소방공무원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기로 했다가 불참하기로 했다. 오찬 행사는 강훈식 비서실장이 대신 주재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의 숨가쁜 외교 일정으로 이 대통령이 감기몸살에 걸린 탓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을 대신해 오찬을 주재한 강 비서실장은 이번 소방공무원 오찬에선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들을 격려하고 국민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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