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팩트시트…“발표시점 특정 못해”

2025-11-10 13:00:20 게재

원잠 건조, 국내냐 미국이냐 막판 조율

미 행정부 셧다운 등 여파도 무시 못해

한미 간 관세·안보 분야 협상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 Sheet·공동 설명자료)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애초 지난 주 발표를 공언했던 대통령실에선 구체적인 발표 시점을 특정하지 않는 신중한 분위기로 돌아섰다.

10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팩트시트 발표시점과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만나 관세 및 안보 협상에 전격적으로 합의한 지 13일째다.

대통령실에선 협상 자체에 돌발성 문제가 발생했다기보다는 문구 수정 등의 실무적 차원의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협상 자체가 깨지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일부 문구를 재조정하는 차원이니만큼 인내심을 가져달라는 취지다. 실제로 관세 분야 팩트시트는 거의 완성됐다고 한다.

문제는 경주 정상회담 당시 나온 이야기를 안보 분야 팩트시트에 추가 반영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 우리 측이 제기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 도입 문제와 관련해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원잠의 미국 내 건조 방침을 이야기한 이후 하워드 러트닉 상무 장관도 미국 필리조선소 건조 방침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국내 건조가 원칙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한미) 정상 간에 (원잠을) 한국에서 짓는 걸 전제로 이야기했다. 연료는 미국이 공급하는 방식, 원자로는 우리가 개발해서 장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9일 안규백 국방부장관도 KBS 인터뷰에서 “필리조선소는 그런 시설, 설비가 미비하다”면서 “국내의 기술, 설비가 이미 다 갖춰져 있다”고 밝히며 국내 건조 방침을 재확인했다.

결국 한국이 도입하게 될 원잠을 어디서 건조할지를 놓고 미국의 입장이 확실히 정리되어야 팩트시트 발표 시점도 예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미국 행정부 셧다운 등의 상황과 맞물리며 조금 더 시간이 소요될지, 아니면 의외로 급물살을 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후 10일까지 특별한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한미 팩트시트는 물론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건 등 국내외 현안을 챙기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리그오브레전드 2025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서 한국팀 ‘T1’이 사상 첫 3연속 우승한 데 대해 “e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쾌거”라고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단단한 팀워크와 한계를 뛰어넘은 정신력, 승리를 향한 투지는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줬다”며 “앞으로 우리 선수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고 열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e스포츠를 비롯한 문화산업 발전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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