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 스캠범죄 대응 ‘글로벌 공조 작전회의’ 열려
한국 경찰 주도, 국제기구·16개국 참석
증거 확보된 8건, 구체적 공동작전 논의
동남아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스캠(사기)센터·인신매매·온라인 사기 등 초국가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공조가 구체화되고 있다. 초국가 범죄는 국경을 넘어 두 개 이상의 국가와 연관되거나, 그 영향이 여러 국가에 미치는 중대 범죄를 말한다.
경찰청(청장 직무대행 유재성)은 11~12일, 양일간 서울에서 인터폴, 아세아나폴,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 3개 국제기구와 한국·라오스·말레이시아·미국·브루나이·베트남·영국·인도네시아·일본·중국·캄보디아·캐나다·태국·필리핀·호주·UAE 등 총 16개 공조국이 참석하는 초국가 스캠범죄 공동 대응을 위한 ‘글로벌 공조 작전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경찰청이 주도하는 초국가 스캠·인신매매 대응 공동작전 ‘브레이킹 체인스(Breaking Chains)’의 첫 대면회의다.
경찰청은 이번 회의를 통해 사이버사기, 전화사기, 가상자산 범죄 등 신종 초국가 범죄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 공유와 수사 공조체계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스캠단지들은 사회관계망(SNS)·메신저 투자사기, 로맨스 스캠, 보이스피싱 등을 통해 세계 각지로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조직폭력·불법구금·인신매매 등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이에 경찰청은 스캠범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 10월 23일 인터폴·아세아나폴 등 국제경찰기구와 태국·필리핀·라오스·미국 등 8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첫 공식 협력 플랫폼인 ‘국제공조협의체’를 발족한 바 있다. 또 11월 3일부터 6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아나폴 총회에서도 ‘초국가 스캠·인신매매 대응을 위한 글로벌 공조 작전’ 결의안을 제안해 만장일치 지지를 얻었다.
이번 공조 작전회의에서는 각국이 선정한 스캠·사이버 등 조직범죄 사건 24건과 관련 추적단서 75건에 대해 자료를 교환하고, 피의자 검거·송환 등 구체적 공조방안을 협의한다. 특히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8건에 대해서는 피의자 검거와 피해자 구출을 위한 구체적인 공동대응 방안이 논의된다.
이재영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이번 글로벌 공조 작전회의는 국제사회가 초국가 스캠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의 틀을 실행 단계로 옮기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대한민국 경찰은 각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스캠범죄단지 근절의 실질적 진전을 이끌고 피해자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