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성적 지역 격차, 선거 앞둔 단체장 부담

2026-04-01 13:00:04 게재

작년 산재 사고사망자 605명, 3년 만에 증가로 … 경기 58명↓·경북 34명↑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별로 산업재해 증감이 상대적 차이를 보이면서 소속 단체장들도 부담을 가지게 됐다. 이재명 정부의 ‘산업재해와의 전쟁’ 선포에도 지난해 산업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2022년 통계 작성 이후 3년 만에 증가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5년(누적)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에 따르면 재해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605명으로 전년(589명)보다 16명(2.7%) 늘었다. 사고 건수도 553건에서 573건으로 증가했다.

소규모 사업장 취약성이 다시 확인됐다. 50인(건설업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 사망자는 351명으로 전년 대비 12명(3.5%) 증가했다. 이 가운데 5인(건설업 공사금액 5억원) 미만 사업장 사망자는 174명으로 22명(14.5%)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은 286명으로 10명(3.6%) 증가했으며 제조업은 158명으로 17명(9.7%) 감소했다. 기타업종은 161명으로 23명(16.7%) 늘어났다.

노동부는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현장의 여러 대형 사고뿐만 아니라 5억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25명이 증가한 것이 건설업 전체 증가폭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건설업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사망자 수가 줄어들지 않은 이유에 대해 “큰 프로젝트성 공사는 줄었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 소규모로 공사를 많이 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이것이 전체 증가폭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광역지방자치단체별 성과 차이다.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한 곳은 경기도다. 사망자는 126명으로 여전히 전국 최다 수준이지만 전년 184명 대비 58명 감소했다.

경기도는 전국 300만개 사업장 중 25%인 77만개, 전체 노동자 2140만명의 25%인 538만명이 집중된 지역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50인 미만 소규모 현장을 중심으로 ‘노동안전지킴이’ 제도를 운영하며 상시 점검과 개선 지도를 추진하고 있다. 건설현장 안전 확보를 위한 자문단 운영과 역량 강화 교육, ‘노동안전보건 우수기업 인증’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올해 노동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25억원을 확보했다”며 “중대재해 예방 사각지대 해소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 기존 산재예방 사업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경북·울산·강원·광주는 증가폭이 컸다. 경북은 사망자가 2024년 39명에서 지난해 73명으로 34명 급증해 전국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울산은 13명, 강원·광주는 각각 9명 늘었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일반 산업재해 관리는 노동부 소관”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사업장 대상 안전교육·현장점검·예방 지도 사업은 일부 시행 중으로 신청 사업장이나 지자체 요청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모든 사망사고가 중대재해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며 별도 기준이 존재한다” 덧붙였다.

울산시 관계자는 “동서발전 보일러 붕괴사고와 SK에너지 사고 등이 겹치며 수치가 크게 증가했다”며 “사고의 70% 이상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만큼 소규모 사업장 안전관리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사망자가 4명에서 13명으로 9명 증가했다. 2024년 12월 광주대표도서관 공사장 붕괴사고로 4명이 숨진 대형사고 영향이 컸다.

광주시 관계자는 “소규모 사업장에서 사고가 집중됐다”며 “올해 4월부터 산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예방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구조와 사업장 규모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지방정부의 산재예방 정책 실효성 차이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자체 산업 특성도 있지만 단체장의 관심과 산재예방 노력에서 격차가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노동부는 올해 소규모 사업장 2만3000곳을 상시 점검하고 ‘안전한 일터 지킴이’ 1000명을 투입하는 등 취약 분야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노동부는 “올해 1분기에는 대전 안전공업과 영덕 풍력발전 사고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드러난 ‘지역별 산재 격차’는 향후 산업안전 정책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곽태영·서원호·곽재우·홈범택·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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