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상·안보협상 최종 타결

제조혁신과 에너지 주권 확보 새출발

2025-11-14 11:12:53 게재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에 관세 15%로 인하

한국과 미국의 통상·안보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세계무대에서 제조·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하고, 미국은 제조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한미 관세·안보 협상 팩트시트 최종 합의문을 발표했다. 발표내용에 따르면 세계 리더인 미국과 제조혁신 역량을 갖춘 한국이 손잡고, 세계무대로 나아가는 등 강력한 동반자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은 핵잠수함 건조 추진 및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도 뜻을 모았다. 이는 단순한 군사동맹을 넘어 제조혁신과 에너지 주권 확보라는 산업·에너지 복합 전략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제조업 회복을 정책 핵심으로 삼아 왔으며, 한국은 반도체·배터리·조선·자동차 등 제조혁신 역량을 갖춘 국가다. 이번 협의는 두 강점이 맞물리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첫째 한국기업들이 미국내 공장 증설·공정 이전·공급망 현지화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커졌다. 한국의 조선·반도체·배터리·자동차 업계가 미국내 투자를 확대하면서, 미국 제조업 부흥 정책에서 중요한 파트너가 되는 셈이다. 핵심산업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적인 구축도 가능해졌다.

아울러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미국 수출품목에 25% 부과되던 관세는 15%로 인하된다.

둘째 핵추진잠수함 건조 등 고기술 방위 제조업 분야에서 한국의 조선·중공업 역량이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유도하는 한편 한국 산업에 중대한 기술 확대·고임금 일자리 확대 기회를 의미한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이번 협의는 의미가 크다. 한국과 미국은 핵추진잠수함 추진을 위한 미국산 핵연료 확보와 함께 한국의 핵연료 재처리 및 농축 권한 확대를 위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 한국은 지금까지 미국과의 ‘123협정’ 하에서 핵연료 농축·재처리 권한이 제한돼 왔다.

한국은 원자력을 전력생산 뿐 아니라 잠수함용 추진원·배터리 전략으로까지 기술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동시에 미국은 한국의 기술·설비·제조 역량을 활용해 핵·원자력 산업 생태계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자국 내 산업생산 활성화, 고기술 제조 일자리 확대, 공급망 리스크 축소라는 목표를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제조·에너지 생태계의 글로벌 진입 가속화, 미국시장 내 전략적 역할 확보, 차세대 원자력·배터리 기술 보유국 지위 강화 등을 얻을 수 있다.

과제도 적지 않다. 핵잠수함·재처리 권한 확대는 국내외 비핵확산 논란과 연계될 수 있으며, 대규모 제조투자에는 인프라·노동시장·환경·지역수용성 등이 해결과제다. 또 한국기업이 미국 현지로 공장·조선소를 확대할 경우 미국내 로컬생산 요건 등 실무적 제약과 국내 산업 위축 및 일자리 축소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미국 백악관도 홈페이지에 한미 양국의 통상·안보 협상 최종 타결소식을 전했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국은 조선, 에너지, 반도체, 제약, 중요 광물, 인공지능·양자 컴퓨팅 등 경제 및 국가 안보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한국의 투자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합의내용에는 미국이 승인한 조선 부문에 대한 1500억달러의 한국투자가 포함돼 있으며, 양국의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라 약속된 2000억 달러의 추가 한국 투자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또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자동차 부품, 목재, 목재 및 목재 파생상품에 대한 232조 부문별 관세를 15%로 인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또는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이 적용되는 한국산 제품의 관세가 15% 이상인 경우 232조 추가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의약품에 부과되는 232조 관세에 대해서도 미국은 한국산 원산지 제품에 15% 이하의 232조 관세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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