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관세협정 확대, 우리 농축산물 경쟁력은 1
누적 수입 326억달러, FTA체결국에서 4.9% 증가
보호장치 점차 줄지만 국산 생산량 증가하면 수입량도 감소 … 수출 증가 위해 인공지능 등 기술농업으로 경쟁력 확보해야
한국과 태국은 9월말 서울에서 한-태국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제7차 협상을 진행했다. 한-태국 CEPA는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를 보완하는 양자 경제협정이다. 교역·투자 확대와 함께 디지털·서비스 분야를 포함한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게 된다.
한국과 태국은 총 24개 조항 중 20개 조항의 협상이 완료됐다. 이번 협정이 체결되면 우리나라는 농축산물 수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국산 과일류 수입 증가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국내 농업 보호조치와 함께 인공지능 농산업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FTA 협정 체결 국가에서 농축산물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농축산물은 수입규모가 증가한 반면 수출은 감소해 농산업 체질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농촌경제연구원의 3분기 농축산물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1~9월 농식품 총 수입액은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326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FTA 체결국에서의 농식품 수입액은 4.9% 증가한 288억5000만달러다. FTA 체결로 농축산물 수입압박이 더 세진 것인데 수입에 비해 수출은 감소했다.
3분기 누적 농식품 무역수지 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249억9000만달러였는데 FTA 체결국으로만 보면 무역수지 적자는 4.5% 증가한 22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입 대상국 순위는 미국 아세안(ASEAN) 유럽연합(EU) 중국 호주 등 5개국 순으로 수입액은 233억6000만달러(74.7%)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4.4% 증가한 금액이다.
농식품 수출 대상국은 아세안 미국 중국 일본 EU 순이다. 이들 5개국 수출액은 50억8000만달러(70.5%)로 6.1% 증가했다. 수출액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기는 했지만 수입액에 비해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호주산 소고기 수입 큰 폭 증가 = 주요 품목별 수입 현황을 보면 소고기의 경우 국산 가격 상승으로 호주산 수입이 크게 증가해 8.0% 증가한 39만3000톤이 들어왔다.
호주산과 미국산 수입량은 각각 13.4%,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까지 수입한 소고기는 냉동소고기가 51.5%로 가장 많은 물량을 차지했다.
호주산 소고기가 증가하면서 긴급수입제한조치(ASG)가 발동되고 있다. 한-미국과 한-호주 FTA에서 소고기는 민감품목으로 분류돼 농산물 긴급수입제한조치가 적용된다. FTA로 관세가 철폐돼 농축산물의 수입이 단기간 급증할 경우 국내 농업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일정 물량 이상 수입에 대해 추가 관세(ASG 관세율)를 부과하는 제도다.
미국산 소고기는 ASG 기준물량 이하로 수입, 호주산은 최근 거의 매년 ASG 기준물량을 상회하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의 ASG 기준물량은 1년 차에 27만톤에서 매년 6000톤씩 증량해 2024년에는 34만 2000톤을 적용했다. 호주산 ASG 기준물량은 1년 차에 15만톤에서 매년 3000톤씩 증량해 2024년에는 18만8000톤이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은 ASG 기준물량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ASG가 발동되지 않았다.
반면 호주산 소고기는 현지 가뭄으로 수입량이 감소했던 2020년과 할당관세가 시행된 2022년을 제외하고 매년 ASG가 발동되고 있다. 그만큼 호주산 수입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돼지고기는 재고량 누적과 수출국 공급량 감소로 7.2% 감소한 42만7000톤을 기록했다. EU산과 미국산 수입량은 각각 5.1%, 8.4% 줄었다. 냉장삼겹살은 9.9% 증가, 냉동삼겹살, 냉동돼지고기는 각각 11.9%, 6.9% 감소했다.
닭고기는 브라질 AI 발생에 따른 수입 금지로 3.8% 감소한 15만 6000톤이다. 브라질산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8% 감소, 아세안산은 43.5% 증가했다. 냉동닭날개는 46.2% 증가, 냉동닭가슴, 냉동닭다리는 각각 82.7%, 3.3% 감소했다.
◆국제 밀 가격 하락에 수입 증가 = 국제 밀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217만 3000톤이다. 미국산 수입량은 전년동기대비 1.1% 감소, 호주산은 9.9% 증가했다. 제분용 밀 수입량은 4.3% 증가, 기타 메슬린은 29.2% 감소했다.
옥수수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이외의 국가로부터 수입량이 줄어 전년동기대비 5.3% 감소한 161만 7000톤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산과 미국산 수입량은 각각 7.0%, 56.0% 증가했다. 3분기까지 세르비아산 옥수수 수입 실적은 없었다. 전분당용 옥수수 수입량은 5.1% 감소, 가공용 옥수수는 23.7% 감소했다.
대두는 국내 생산 증가 및 재고 누적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4.9% 감소한 24만톤에 그쳤다. 미국산 수입량은 6.2% 감소, 캐나다산은 6.3% 증가했다. 식용대두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 콩나물용은 7.0% 감소했다. 보리는 맥주 소비 감소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1.7% 감소한 14만7000톤을 기록했다.
◆과일채소는 작황 따라 수입량 줄타기 = 오렌지는 미국산 작황 호조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한 9만4000톤이 들어왔다.
미국산과 호주산 수입량은전년동기 대비 각각 0.6%, 14.9% 증가했다. 수입산 오렌지 평균 가격은 ㎏ 당 1.88달러로 11.2% 하락했다.
포도는 칠레산 생산량 증가에 따른 수입 단가 하락으로 전년동기대비 9.7% 증가한 3만톤이 수입됐다. 칠레산과 호주산 수입량은 각각 32.7%, 10.1% 증가했다. 미국산은 37.0% 감소했다. 수입산 포도 평균 가격은 ㎏ 당 3.25달러 수준으로 17.3%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키위는 전년과 비슷한 4만3000톤 수준이다. 0.9% 증가했다. 체리는 칠레산 생산량 증가에 따른 수입 단가 하락으로 전년동기대비 23.1% 증가한 1만7000톤을 기록했다.
양파는 중국 산지 생산량 증가에 따른 수입 단가 하락으로 전년동기대비 62.9% 증가한 11만2000톤이 수입됐다. 중국산 수입량은 64.5% 증가했다.
당근의 경우 국내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2.7% 감소한 9만톤을 들여왔다. 중국산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감소, 아세안산은 8.9% 증가했다.
감자는 4만1000톤이 수입돼 전년과 비슷한 수준(0.6%↑)을 보였다. 호주산 수입량은 14.2% 감소, 미국산은 31.1% 증가했다. 신선냉장 수입량은 4.8% 감소, 기타감자는 1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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