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한·이집트, 평화협력의 폭 더 넓어져야”
이집트 언론에 기고 … UAE 이어 ‘중동 실용외교’
“‘나일강의 기적’ 일군 이집트인 여정 함께하겠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이집트 언론 매체 ‘알 아흐람’ 기고문에서 “이집트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비전2030’의 가장 신뢰할 만한 파트너 또한 대한민국이라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양국 수교 후 30년 동안 경제·문화·평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온 협력 관계를 조망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이집트는 모두 대륙, 문화, 교역의 가교라는 지정학적 운명 속에서 불굴의 의지로 찬란한 문명을 꽃피워낸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양국 공통의 역사적 경험을 짚었다. 그러면서 “그런 경험이 양국 국민의 마음을 단단히 이어줄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집트 베니수예프주의 삼성 공장, 샤르키아주의 LG 공장, 현대로템이 만든 메트로 전동차 등을 지난 30년간 경제 협력의 사례로 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함께한 30년간의 동행은 이제 미래로 향한다”면서 강화되고 있는 교육·문화 협력을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국제협력단에서 설립한 한·이집트 기술대학에서 이집트 청년들은 핵심 산업의 기술을 익히고 있다”면서 “양국 교육 협력은 단지 지식의 이전이 아닌 어려운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이집트 간 평화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집트 국민이 많은 도전과 불확실성 속에서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여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지난 2년 간의 가자지구 사태 속에서 이집트는 중재국으로서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외교적 인내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길도 마찬가지”라면서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꿈과 희망을 앗아가는 일이 없도록, 70여 년의 시간 동안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을 지속해 왔다”고 양국간 공통점을 짚었다.
이 대통령은 또 “남북 대화가 단절되고,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되며, 한반도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간 교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원하며, 실용적, 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반도 평화 비전을 소개했다.
아울러 “한국과 이집트 모두 지역의 평화가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면서 “양국이 각각 중동과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상호 노력해 온 이유”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중동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꾸준히 동참해 온 한국과 한반도 평화를 일관되게 지지해 온 이집트 간 ‘평화 협력’의 폭이 앞으로 더 넓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전날 카이로에 도착해 휴식을 취한 이 대통령은 20일 오전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 공식오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양 정상은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양국 간 교역과 문화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카이로대학 연설을 통해 ‘중동구상’을 밝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4일 “이집트는 유럽, 아프리카, 중동을 잇는 국제 물류의 요충지이자 우리의 포괄적 협력 동반자”라며 “수교 30주년을 맞은 이집트 방문을 통해서 교역 확대, 교육·문화 분야 협력을 심화할 예정”이라고 이번 방문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다음 날인 21일 일찍 이집트를 떠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카이로=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