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원전·방산 협력 확대”

2025-11-24 13:00:04 게재

이 대통령 현지 언론 인터뷰 … 신규 원전 염두 ‘세일즈’ 외교

“북한과 언제든 대화할 준비, 트럼프와도 긴밀 공조”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튀르키예는 한국의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혁신을 함께 이루고, 투자를 확대하며, 글로벌 수준에서 상호 경쟁력을 높여주는 전략적 파트너”라고 밝혔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중동·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중인 이 대통령은 24일 튀르키예 앙카라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 인사말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샌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튀르키에 아나돌루 통신과 서면 인터뷰에서 “협력의 범위를 원자력 에너지, 바이오·헬스, 디지털 전환,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 등 미래 지향적 산업들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넓혀 나가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튀르키예는 한국에 있어 전략적 동반자이자 유라시아 지역의 중요한 허브”라며 “한국은 피로 맺어진 ‘형제국 튀르키예’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계속 중시하고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전 협력과 관련해선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례를 내세우며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 경험은 한국이 튀르키예 원전 사업을 ‘정해진 시간과 예산 내에서’ 수행하도록 돕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양국 간 원자력 협력은 전문 인력 양성, 관련 인프라 구축 등 매우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 한국의 접근 방식은 원전을 건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국이 전반적인 원전 생태계를 강화하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방산 협력과 관련해선 이 대통령은 “한국산 엔진을 탑재한 튀르키예 최초의 양산형 알타이 주력전차가 공개된 것은, 양국이 함께 이루어낼 수 있는 성과를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양국 모두 선도적 방위 역량을 갖춘 국가로 도약하는 과정에 있고, 이 분야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을 더 넓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튀르키예는 무인 항공 체계, 즉 무인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도 위치에 올라섰고, 한국은 전차, 자주포, 군함 등 첨단 플랫폼 무기 체계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러한 조합은 양국이 각자의 비교우위를 결합해 중요한 방산 협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대북관계와 관련해 “북한과 언제, 어떤 채널을 통해서든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대화의 문은 계속 열려 있을 것”이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를 이루는 일은 한국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안정에 있어서도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며 “재통일은 여전히 우리의 최종 목표다. 이는 단지 이상적 지향이 아니라, 한국 헌법에 명시된 책무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력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필수적인 파트너인 미국과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포함한 과거 미·북 관계의 역사는 앞으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유의미한 교훈과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대화 재개를 위한 적절한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한국은 필요할 경우 건설적 중재자이자 촉진자의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속 한국의 외교 방향에 대해서는 “대외정책의 핵심 축인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이웃 국가인 중국과의 관계도 균형 있게 관리해야 한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동북아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고 공동 번영을 촉진하는 ‘가교(bridge)’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세계적 차원에서도 안정과 번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요하네스버그=김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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