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길 오르는 이 대통령, 올해 다자외교 여정 마무리

2025-11-25 13:00:39 게재

G7·유엔총회·아세안·APEC·G20 … 취임 6개월 간 5개 국제회의

마지막 순방국 튀르키예 정상회담 … ‘전략적 동반자 관계 공동성명’ 원전·방산 협력 강화 … ‘E.N.D 이니셔티브’ 평화구상 지지 얻어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마지막 순방국 튀르키예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날 오후 귀국길에 오른다. 취임 후 한 달에 한 번 꼴로 국제 다자외교 무대에 섰던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으로 취임 첫 해 다자외교 일정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기내 기자간담회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음 방문지인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튀르키예 앙카라 한국공원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 기념탑에 헌화를 한다. 한국전쟁 당시 튀르키예는 한국과 수교 이전임에도 불구하고 네 번째로 많은 병사를 파병한 국가다. 이어 같은 날 오후 동포 오찬 간담회 후 귀국 비행기에 오른다.

전날 이 대통령은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 및 ‘한·튀르키예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 정상의 공동언론발표와 공동성명을 종합하면 양국은 정무 협력은 물론 원전·방산·재생에너지·인공지능·과학기술·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및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원전 분야에선 튀르키예가 북부 시노프 지역에서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한국이 협상국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한 정상 발언이 관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튀르키예의 시노프 원전 추진에 있어 남은 세부 평가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양국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하기로 했다”며 “한국의 우수한 원전 기술이 튀르키예 원전 개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서도 “양측은 원자력 에너지 분야의 전반적 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해 지속해서 지지해 나가기로 하고, 양국간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는 데 있어 동 분야의 잠재력에 주목하였다”고 명시했다.

방산 분야에선 공동생산, 기술협력, 훈련교류 등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알타이 전차 사업’ 같은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 양국의 방위 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평화와 안보 증진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양 정상은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디지털을 포함한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보훈 분야에서도 참전용사 가족과 후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혁신 관련 공동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연구개발(R&D) 생태계를 진흥해 나가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장려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인 ‘E·N·D(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 이니셔티브’에 대한 튀르키예의 지지도 끌어냈다. 공동성명에는 “양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및 안정 실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튀르키예는 남북 교류 확대, 관계 정상화, 비핵화 진전을 통해 한반도에서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선제적인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 조치를 통해 대화를 재개하려는 대한민국의 노력을 지지하였다”고 명시했다.

이번 G20 계기 순방까지 마무리하면서 지난 해 비상계엄 이후 공백상태였던 정상외교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12일 만에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다자외교 데뷔전을 치렀고,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10월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그리고 이번 G20 정상회의까지 다자외교 반경을 넓혀 왔다.

이 대통령은 24일 전용기 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6개월간의 정상외교를 돌아보며 “(정상들이) 대체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해 상찬을 한다”며 “정치적 이야기, 계엄 얘기나 계엄 극복했다는 얘기는 잘 안 하지만 사실 (문화적 역량을 칭찬하는) 말 속에 그 얘기가 포함돼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께서도 우리가 가진 국제적 위상,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 저력을 기반으로 국내에서만 아웅다웅하는 것을 넘어서서 세계로 나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익 중심 실용외교 기조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외교의 기본적 원칙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잘 관리하는 것”이라며 “그 근본은 국익중심의 실용외교”라고 강조했다.

앙카라=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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