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33개 단체 “역곡습지 매립계획 철회하라”
24일 기자회견 열고 부천시에 촉구
“LH, 습지에 생태공원 조성?” 비판
경기 부천지역 33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역곡습지 보존 시민연대(시민연대)’는 2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역곡습지 매립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연대는 이날 낮 12시 부천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천시는 LH에 매립 계획 즉각 철회를 지시하고 습지를 영구 보존하기 위한 행정 절차에 착수할 것”을 요구했다.
시민연대는 기자회견문에서 “LH는 역곡공공주택지구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토사 처리를 위해 역곡습지 매립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며 “이는 멸종위기종인 맹꽁이와 가재를 포함한 수많은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귀중한 자연유산을, 흙으로 덮어 없애는 비상식적이고 반환경적인 행태”라고 강조했다.
정문기 도시숲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역곡습지는 원미산 자락이 수십, 수백년간 빚어낸 부천의 마지막 자연 습지로 맹꽁이 등 법정 보호종과 다양한 생물들의 삶터”라며 “LH는 습지를 흙으로 완전히 매립하고 그 위에 다시 생태공원을 만든다는 비상식적인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민규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은 “맹꽁이 서식지를 파괴해 만드는 생태공원은 이름만 생태공원일 뿐, 실제로는 생태계 기반을 없앤 생태의 묘지”라며 “기술적 난관을 이유로 자연을 희생시키는 것은 행정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앞서 시민연대는 전문가들과의 생태 모니터링을 통해 습지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어 지난 14일 ‘역곡습지 보존을 위한 열린 토론회’를 열고 ‘매립 반대’ 의견을 모았다. 역곡습지를 ‘국내 1호 공공야생신탁공원((Sanctuary)’으로 조성, 영구 보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시민연대는 이를 위해 “부천시는 LH에 토사 처리 명목의 역곡습지 매립계획을 즉각적, 영구적으로 철회할 것을 지시하고 ‘공공야생신탁공원’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모든 관련기관은 역곡습지를 생태 교육공간이자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인식하고 보존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에 동참하라”면서 “시민들과 습지가 완전히 보존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고 미래 세대를 위해 생명의 가치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