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한미훈련, 북미대화에 필요하다면 논의”
비상계엄 저지 1년 계기 외신기자회견
“트럼프, 우라늄 농축 동업하자고 해”
“핵잠 건조, 한국서 하는 게 효율적”
이재명 대통령은 3일 “(북미 간) 대화 여건 조성에 필요하다면 한미연합훈련문제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롭게 선 민주주의, 그 1년’이라는 주제로 외신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대화를 위한 제반 조건 중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협력을 해나가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답변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 대통령은 “미국이 전략적 레버리지가 필요하다면 그런 문제들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해줘야 미국도 북한과 협상 또는 대화의 문을 여는 데 도움 되지 않을까 싶다”며 “끊임없이 환경을 조성하는 조정자로서 역할을 해나가고, 근본적으론 우리가 주체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에 대한 의지도 강하고,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도 크기 때문에 남측 입장 때문에 북미 간 소통이나 협력 협상에 제한받지 말라, 북미 대화를 위한 제반조건 중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협력을 해나가겠다, 판문점 잘 관리해 주는 것도 역할이고 이를 공개적 표명하는 것조차도 객관적인 조건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현재 남북관계를 “바늘구멍조차도 없는” 상태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대화가 완전히 단절됐을 뿐만 아니라 대화 통로, 하다못해 비상연락망까지 다 끊어진 상태”라며 “북한은 우리 남측의 접촉 노력에 대해서 전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일방적으로 유화적 조치를 하는 것 정도”라며 “그리고 북한에 끊임없이 선제적 제스처, 유화적 제스처들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은 할 수 있는 게 많은데, 한반도 휴전협정에 한국은 참여하지 못했다”며 “당시에 군사작전 지휘권을 미군에게 양도했기 때문이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체제 보전이 가장 중요한 또는 최종과제인데, 체제보전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이 미국이지 한국은 주요 주체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이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두 차례 만남에 대해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동질감 같은 것도 느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 통상·안보 협상에서 꽤 힘들었을 것인데, 흔쾌히 그 결과에 대해서 존중하고 상대를 인정해 주고 그런 점이 실용주의자로서의 면모가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며 “현실주의자이고 실용주의자이고 협상의 대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한미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로는 핵 추진 잠수함을 꼽으며 “동북아시아에 전략적 중요성, 우리 입장에서도 가질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과 자율성 측면에서 보면 매우 유용한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등 일각에서 한국의 자체 핵무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핵 우라늄 농축, 사용 후 핵 연료 재처리 문제는 비확산과는 관련 없다”며 “핵 비확산 문제는 국제적 대원칙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정상회담의 뒷얘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핵 우라늄 농축은 러시아에서 30% 수입한다고 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자체 생산하면 많이 남겠네 동업하자’고 해서 5대 5로 동업하기로 했다”며 “그 동업을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맡겼다. 얘기가 잘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핵잠수함 건조 장소를 놓고 미국 측과 이견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부흥 측면에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며 “계속 협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가 가진 관점으로는 거기서 생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미국의 잠수함 건조 역량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건조 역량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입장에서야 세계 최고의 효율성을 가지고 있는 국내에서 하는 게 경제적·군사안보적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며 “우리가 요구한 건 우리 기술로 만들 테니 금지돼 있는 연료만 공급해라, 미국에서 허용만 해라(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