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통합 외칠수록 커지는 갈등
장 대표 “당력 모아야 할 때” 통합 강조
친한 “장동혁과 이호선 공모 수사해야”
한동훈, ‘같이 한 컷’ 출간 … 복귀 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또 당내 통합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SNS를 통해 “지금은 당력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라며 “이재명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는 8대 악법을 막아내기에도 우리의 힘이 부족하다. 당내 갈등이나 당내 분란 자체가 당원과 국민을 실망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친한계(한동훈)를 중심으로 당무감사에 대한 반발이 나오자, 이를 겨냥해 통합을 외친 것이다.
장 대표는 논란이 된 당무감사에 대해서도 “당무감사위원회는 독립된 기구다. 그리고 저는 독립성을 존중한다”며 “다만 당무감사가 진행 중인 사안과 관련하여, 사실 관계를 두고 공개적으로 공방을 하는 것은 또 다른 당내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고, 결론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무감사위가 지난 9일 한 전 대표 가족이 ‘당원게시판 의혹’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시시하는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하자, 친한계는 “당 지도부가 당무감사위를 앞세워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장 대표는 당무감사위를 두둔하면서 통합 명분을 앞세워 친한계를 거듭 압박한 것이다.
장 대표가 통합을 강조했지만, 친한계의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친한계 박상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12일 SNS에서 당무감사위의 중간 조사결과 발표를 겨냥해 “5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이 주어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건은 개인정보보호법 조문상 명백하고 중대한 범죄”라며 “이호선(당무감사위원장)과 공모한 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변인은 11일에는 “장동혁과 장예찬 등이 이호선과 공모했는지 수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친한계 신지호 전 의원은 11일 장 대표의 통합 호소를 겨냥해 “사고는 본인이 임명한 이호선이 쳤는데, 거기에 대해 문제제기한다고 또 입틀막하려는가”라며 “당력을 하나로 모을 생각이 있었으면 그런 사고를 쳤겠냐”고 주장했다. 신 전 의원은 “장동혁, 이호선! 적당히 꼬리 내리고 도망갈 생각이거든 빨리 접어라. 도발은 너희들 마음대로 했지만, 끝내는 건 그렇게 안 된다”는 원색적 비난도 퍼부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자신의 지지자들이 모인 커뮤니티 ‘한 컷’에 올라온 글과 자신의 답글을 발췌해 엮은 책 ‘같이 한 컷’(함께 미래로, 2만 5000원)을 출간한다고 12일 밝혔다. 한 전 대표측은 “시민들은 ‘한 컷’이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하루를 기록하고 공유하며 모두가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왔다. 시민들과 함께 이 책을 엮어낸 한 전 대표는 ‘고민, 기쁨, 심지어 별 의미 없는 잡담까지도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곳이 한 컷’이라며, ‘바로 이곳에서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 가는 아주 보통의 시간이 우리 사회를 더 좋은 사회로 만들어 가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당 대표직에서 사퇴한 한 전 대표가 내년 6월 지방선거·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복귀를 예고하는 대목으로 읽힌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