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성적·복잡한 지원 절차 걱정 없이 국내에서 시작하는 영미권 유학

2025-12-17 09:23:05 게재

대학 입시가 한창인 요즘, 좀 더 넓은 세상에서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은 슬슬 해외 대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관건은 만만치 않은 준비 과정과 부족한 영어 성적. 이런 고민을 조금 쉽게 해결하고 국내에서 차근차근 영미권 유학을 준비할 수 있는 길이 있다.

해외 대학으로 눈 돌리는 학생들

관건은 어학 성적 확보와 나에게 꼭 맞는 대학 찾기

2026 수시 지원 결과가 하나둘씩 발표되고 본격적인 정시 지원을 앞둔 요즘, 또 다른 선택지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 높지 않은 내신 성적과 만족스럽지 못한 수능 성적으로 원하는 대학이나 전공에 입학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선 경우다. 좀 더 넓은 세상에서 본인이 원하는 공부를 해보겠다는 결심이 선 학생들은 해외 대학 입시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서강글로벌센터 복현규 센터장은 “해외 유학 수요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단연 미국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초반에는 유학생 비자 발급 문제 등 여러 이슈로 인해 미국 유학 수요가 조금 주춤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취업 비자인 H-1B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연간 10만 달러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점이 큰 장벽이었다. 최근 미국 연방 정부는 현재 미국에서 학업 중이거나 최근 졸업한 학생들은 비자 수수료 없이 취업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큰 고민거리가 해소된 셈이라 미국 유학을 문의하는 학생들이 다시 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막상 해외 유학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려면 막막함이 앞선다. 유학의 필수 조건인 어학 성적을 확보하는 일부터 쉽지 않다. 국내 대학 입시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복잡한 해외 대학 입시 정보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봐야 할지도 고민이다. 수도 없이 많은 해외 대학과 이름부터 낯선 전공 중에 나에게 딱 맞는 것을 찾아내기가 만만치 않다.

이런 유학 관련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글로벌 패스웨이(Global Pathway)’가 그것이다. 글로벌 패스웨이는 유학을 희망하는 비영어권 국가 학생 중 미국 대학에 바로 입학할 수 있는 수준의 영어 실력이나 성적을 갖추지 못한 학생들을 글로벌 교육기관에 위탁하거나 자체 교육과정을 통해 편입학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영국 대학의 경우 진학 전 예비 코스인 파운데이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해외 유학생 역시 정식 위탁을 받은 글로벌 교육기관에서 이 과정을 밟은 후에 진학할 수 있다.

1년 동안 국내 명문대에서 공부하며

꼼꼼하게 준비하는 영미권 유학

우리나라 대학에서 글로벌 패스웨이 프로그램을 통해 영미권 대학 유학을 준비할 수도 있다. 서강대에서 진행하는 서강글로벌패스웨이는 1년 동안 어학 성적 확보를 위해 영어를 공부하고 해외 대학에서 학점을 인정하는 교양 과목을 수강해 영미권 대학으로 편입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모든 수업이 서강대에서 이루어지며 1년 동안 도서관이나 식당 이용, 기숙사 신청 등 서강대 학생과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서강글로벌패스웨이의 모집 시기는 3월과 9월, 두 번이며 고교 졸업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한 학기에 5과목씩 총 10과목을 수강해 1년간 최대 30학점을 취득하고, 두 학기 동안 약 750시간에 달하는 미국 대학 학위 과정을 위한 테스트 프렙(Test Prep)과 아카데믹 영어(Academic English)를 수강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SAT 없이 대학별 기준 영어 점수로 미국 대학에 편입학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수강한 학생들의 실제 진학 성과 역시 좋은 편이다. 복 센터장은 “현재 5기 학생을 모집 중이며 1, 2기 학생들의 경우 전원 희망 대학에 진학했다. 보통 학생당 세 학교 정도를 지원하는데, 90% 이상의 학생이 지원한 모든 학교로부터 편입학 허가를 받았다. 장학금 지원 등 이점이 있는 파트너십 대학으로 많이 진학하긴 하나 뉴욕대, 애리조나주립대, 호주 시드니대 등 파트너십을 맺지 않은 대학에 진학한 학생도 여럿”이라고 말한다.

유학 준비 비용 등을 고려하면 서강글로벌패스웨이의 1년 학비 3천만 원은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연간 3만~4만 달러에 달하는 평균 미국 대학 1년 학비를 비롯해 750여 시간의 별도 영어 수업, 정기적인 진학 컨설팅, 해외 대학 편입학 지원 및 비자 신청 서비스까지 포함된 금액이기 때문이다. 서강글로벌패스웨이를 통해 편입학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파트너십 대학도 있고, 일부 대학은 현지 미국 학생과 동일한 자국민 학비(in-state tuition)를 적용하기도 하므로 유학 비용 절감이 목적이라면 더욱 주목할 만하다.

MINI INTERVIEW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기술과 사람을 연결하고파”

김수정 유타대 컴퓨터사이언스학부 2학년(서울 서문여고 졸업)

Q. 서강글로벌패스웨이를 선택했던 이유는?

모교는 서울 교육특구에 있는 여고이다 보니 높은 내신 성적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고3 때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은 승산이 없겠다고 판단해 논술전형 위주로 대입을 치렀다. 한데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모두 충족했음에도 지원했던 대학 모두 불합격해 크게 좌절했다. 재수를 고민하던 중 아버지께서 서강글로벌패스웨이를 알려주셨다. 검색해보니 1년간 영어 성적 확보를 위해 어학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대학의 수업을 미리 들으며 유학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단순히 대학 입시의 대안으로서가 아닌, 국제적인 환경에서 공부하며 기술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내 인생의 방향성과도 맞닿은 선택이었다.

Q. 1년간 프로그램을 수강하며 느낀 점은?

학창 시절 내내 수능 위주로 공부했기에 처음에는 미국사, 환경, 미술사 등 다양한 교양 과목을 영어로 수강하는 데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특히 방대한 독서와 에세이 작성, 적극적인 토론 등의 수업 방식을 처음 접하다 보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교수님들의 세심한 피드백과 반복적인 과제 수행을 통해 조금씩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같은 목표를 가진 친구들과 그룹 스터디를 통해 각자 약점을 보완해나가는 방식으로 공부한 것도 효과적이었다. 함께 프로그램을 이수한 친구들과는 지금까지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 유학 생활과 관련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물론, 격려와 지지를 나누며 심리적으로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Q. 해외 유학을 고민하는 학생에게 조언해준다면?

국내가 아닌 해외 대학 입시는 나에게 딱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게 쉽지 않다. 나라마다, 대학마다 각각 갖춰야 할 조건이 다르기에 학생 혼자 모든 것을 알아보고 어학 성적을 갖춰 지원까지 하기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서강글로벌패스웨이의 경우 대학 지원이나 비자 같은 실질적인 절차뿐 아니라 프로그램 수료 후에도 입학 예정 대학의 각종 안내 사항을 꼼꼼하게 챙겨주어 실제 대학 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취재 김원묘 리포터 fasciner@naeil.com 도움말 복현규 센터장(서강글로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