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임박, 방안은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시행이 눈앞에 다가왔다. 2026년 1월 1일부터 수도권 매립지에 종량제 봉투를 묻는 행위는 금지된다. 지자체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 결정은 타당하다. 단순히 매립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유기성폐기물이 분해되며 내뿜는 메탄가스와 침출수에 의한 지하수 오염은 환경에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핵심은 직매립이 금지된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이다.
현 상황에서 대안은 민간폐기물처리시장이다. 민간처리시장에 유입된 폐기물은 재활용 가능한 것은 재활용하고 그렇지 못한 것은 소각한다. 여기까지는 자연스럽다. 문제는 우리 법제가 폐기물을 태워 열에너지를 사용하는 ‘열에너지 회수’도 재활용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열에너지 회수, 즉 ‘열적재활용’은 폐기물을 태워서 그 열을 이용하는 것으로 소각과 동일하다.
그럼에도 우리 법제하에서 가연성폐기물은 소각시설로 보내지기 전에 ‘열적재활용 시설로 유인되어’ 소각된다.
지자체는 열적재활용 시설로 폐기물을 보내면 폐기물 처분부담금을 전액 면제받는다. 처리비용을 아끼면서 재활용 실적도 챙길 수 있으니 지자체의 선택은 명확해진다. 실제로 열적재활용 시설 중 하나인 시멘트소성로는 2023년 836만톤, 2024년 880만톤으로 폐기물 사용량을 늘려왔고 향후에도 폐기물 사용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열적재활용은 환경권과 건강권 측면에서 바람직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대기환경보전법’ 및 동법 시행규칙상 대기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을 보면 시간당 2톤 이상 폐기물을 소각하는 시설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은 50ppm으로 엄격하다. 반면 시멘트소성로에 적용되는 기준은 2007년 1월 31일 이전 설치시설에는 270ppm, 2007년 2월 1일~2015년 1월 1일 설치시설에는 200ppm, 2015년 1월 1일 이후 설치시설에는 80ppm의 기준이 적용된다.
최근 기준인 80ppm은 소각시설 기준(50ppm)과 차이가 크지 않아 동등 수준의 관리가 이루어질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시멘트소성로 상당수는 2007년 이전에 설치되어 실제 적용기준은 270ppm인 경우가 더 많다. ‘환경오염시설의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하더라도 시멘트소성로 적용 기준은 240ppm으로 여전히 소각시설 기준을 크게 웃돈다.
이러한 문제로 최근 국회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열적재활용을 재활용의 범주에서 제외하거나 소각에 준하는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소각과 다를 바 없는 행위에 ‘재활용’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혜택을 주는 모순을 바로잡으려는 것이다.
직매립금지는 자원순환사회로 가기 위해 필요한 조치다. 공공소각장 확충의 어려움에도 유예 없이 이를 시행하기로 한 정부 결정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열적재활용 시설에 대한 규제정비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