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업무보고 마무리…‘공개지시’ 얼마나 실행될까
이 대통령, 해양수산부·해경 끝으로 순회 보고 일정 종료
북 매체 개방-건보 특사경-탈모약 급여화 등 지시 쏟아져
“감시대상 되겠다는 뜻” vs “지엽적 논란 자초” 평 엇갈려
이재명 대통령의 약 2주에 걸친 부처 순회 업무보고 일정이 23일 마무리된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새 정부 첫 업무보고이자, 형식상으로는 사상 최초 생중계로 진행되며 많은 관심을 모은 만큼 긍·부정 평가가 엇갈린다. 또 이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내렸던 지시사항들이 얼마나 실행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등 산하기관을 상대로 업무보고를 받는다. 해수부 업무보고에서는 해수부 부산 이전 현황 점검, 북극항로 개척 등 국정과제 점검 등에 나선다. 해수부의 부산 임시청사 개청 및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의 사퇴 후 처음으로 이 대통령이 해수부 직원들을 첫 대면하는 자리인 만큼 이 대통령 메시지에 대한 주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업무보고는 지난 11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진행된 전 정부 기관의 업무보고 일정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재명정부 첫 업무보고는 생중계라는 파격적 방식을 취한 만큼 신선한 충격과 함께 논란도 함께 불렀다.
긍정적 평가로는 각 부처는 물론 국민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산하기관들의 업무 내용이 공개되면서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도를 높였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대통령실에선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높인 점을 이번 업무보고의 가장 큰 성과로 꼽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이)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라고 의미를 짚기도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만기친람’식으로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짚고 넘어가거나 큰 예산이 소요될 수 있는 건을 즉흥적으로 지시하는 듯한 모습은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른바 ‘모퓰리즘’ 논란을 불렀던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검토 등의 언급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이 한마디를 할 때마다 무게감이 실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발언을 삼가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이참에 마련된 사회적 토론의 장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이 대통령이 제기한 북한 매체 개방, 연명치료 중단 관련 검토 필요성 등은 사회적 논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금기시되어 왔던 측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이 대통령이 각종 산하기관들의 중복적 기능을 일일이 짚으며 통폐합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점은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실에선 2주간의 업무보고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각종 지시사항을 목록화해서 각 부처들의 검토 및 진전 상황을 체크한다는 방침이다. 무작정 방향을 정해놓고 검토하기보다는 사회적 논의의 흐름도 차분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생중계 업무보고 방식은 고수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생중계 업무보고로 인한 각종 논란이 더 부각되는 단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들의 효능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번 정부뿐만 아니라 다음 정부가 들어서도 생중계 업무보고가 ‘뉴노멀’이 되어 일상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