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업무보고 마무리…‘공개지시’ 얼마나 실행될까

2025-12-23 13:00:22 게재

이 대통령, 해양수산부·해경 끝으로 순회 보고 일정 종료

북 매체 개방-건보 특사경-탈모약 급여화 등 지시 쏟아져

“감시대상 되겠다는 뜻” vs “지엽적 논란 자초” 평 엇갈려

이재명 대통령의 약 2주에 걸친 부처 순회 업무보고 일정이 23일 마무리된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새 정부 첫 업무보고이자, 형식상으로는 사상 최초 생중계로 진행되며 많은 관심을 모은 만큼 긍·부정 평가가 엇갈린다. 또 이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내렸던 지시사항들이 얼마나 실행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등 산하기관을 상대로 업무보고를 받는다. 해수부 업무보고에서는 해수부 부산 이전 현황 점검, 북극항로 개척 등 국정과제 점검 등에 나선다. 해수부의 부산 임시청사 개청 및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의 사퇴 후 처음으로 이 대통령이 해수부 직원들을 첫 대면하는 자리인 만큼 이 대통령 메시지에 대한 주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 대한노인회 초청 오찬 참석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초청 오찬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중근 대한노인회장.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특히 이날 업무보고는 지난 11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진행된 전 정부 기관의 업무보고 일정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재명정부 첫 업무보고는 생중계라는 파격적 방식을 취한 만큼 신선한 충격과 함께 논란도 함께 불렀다.

긍정적 평가로는 각 부처는 물론 국민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산하기관들의 업무 내용이 공개되면서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도를 높였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대통령실에선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높인 점을 이번 업무보고의 가장 큰 성과로 꼽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이)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라고 의미를 짚기도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만기친람’식으로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짚고 넘어가거나 큰 예산이 소요될 수 있는 건을 즉흥적으로 지시하는 듯한 모습은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른바 ‘모퓰리즘’ 논란을 불렀던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검토 등의 언급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이 한마디를 할 때마다 무게감이 실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발언을 삼가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이참에 마련된 사회적 토론의 장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이 대통령이 제기한 북한 매체 개방, 연명치료 중단 관련 검토 필요성 등은 사회적 논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금기시되어 왔던 측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이 대통령이 각종 산하기관들의 중복적 기능을 일일이 짚으며 통폐합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점은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실에선 2주간의 업무보고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각종 지시사항을 목록화해서 각 부처들의 검토 및 진전 상황을 체크한다는 방침이다. 무작정 방향을 정해놓고 검토하기보다는 사회적 논의의 흐름도 차분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생중계 업무보고 방식은 고수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생중계 업무보고로 인한 각종 논란이 더 부각되는 단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들의 효능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번 정부뿐만 아니라 다음 정부가 들어서도 생중계 업무보고가 ‘뉴노멀’이 되어 일상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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