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뇌척수액 구별, 광학 진단 플랫폼 개발

2025-12-25 19:12:30 게재

성균관대 박진성 교수팀, 인공지능 기반 세계 최초 개발

금·은 나노 기둥과 결합, 뇌척수액 누출 여부 98% 판별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는 지난 22일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 박진성 교수 연구팀이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류광희 교수, 의공학연구센터 강민희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인공지능(AI) 기반 광학 진단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코로 흘러나오는 액체가 일반적인 콧물인지, 뇌를 보호하는 뇌척수액인지 여부를 수 분 내에 구별하는 기술이다.

뇌척수액은 뇌와 척수 주변을 흐르며 외부 충격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중요한 액체다. 사고로 인한 두부 손상이나 노화, 코를 통한 뇌종양 수술 이후 이 액체가 코 밖으로 새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를 뇌척수액 누출이라고 한다. 뇌척수액은 외형상 콧물과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환자가 비염이나 감기로 오인해 방치하다가 세균 감염으로 뇌수막염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박진성 교수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빛의 산란을 활용해 물질의 미세한 신호를 분석하는 라만 분광 기술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금과 은을 결합한 나노 기둥 구조를 제작해 액체 내 미세 신호를 수만 배 증폭했다. 여기에 인공지능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해 뇌척수액과 콧물의 신호 패턴 차이를 학습하도록 했다.

삼성서울병원 환자 샘플을 활용한 실험 결과, 해당 시스템은 90.8%의 정확도로 뇌척수액 누출 여부를 판별했다. 연구팀은 장비별 측정값 편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정 알고리즘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대학병원의 고가 장비뿐 아니라 휴대용 소형 장비에서도 동일한 정확도를 확보했다. 응급실이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1분 내외로 즉석 진단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진성 교수는 “의료 현장에서 오랫동안 필요로 해 온 기술”이라며 “뇌척수액 누출을 단순 콧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류광희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뇌척수액 누출을 즉시 확인하기 어려웠던 국내 의료 현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금속공학·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머티리얼스 사이언스 앤드 테크놀로지’에 지난 12월 3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와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 세종과학펠로우십의 지원을 받았다. 성균관대–삼성서울병원 미래융합연구사업과 성균관대–강북삼성병원 미래임상융복합학술연구를 통해 수행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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