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정정당당한 방미통위를 기대한다

2026-04-02 13:00:03 게재

출범 6개월 만에 의결정족수를 갖췄다. 전신인 방송통신위원회까지 포함하면 3년여 만이다. 하지만 아직 완성형은 아니다. 야당 추천 상임위원 한구석이 비어있다. 대한민국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얘기다.

방송미디어의 자유와 공공성·공익성, 표현의 자유와 이용자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과 책임을 생각하면 방미통위 정상화는 늦어도 너무 늦었다. 그사이 방송미디어 환경은 너무도 많이 변했다. 미국 빅테크 자본과 기술을 등에 업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튜브 넷플릭스 등)가 미디어 생태계를 장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규제공백 속에서 주요 방송사들은 내부 갈등이 극에 달했다. 이렇다 보니 정책 관심에서 멀어진 유료방송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은 숨넘어갈 상황에 이르렀다. 현재의 대한민국 방송미디어 시장 상황이다.

왜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을까. 그것은 정치권 상황이 너무 극명하게 위원회에 투영됐기 때문이다. 주요한 사안 하나하나마다 둘로 나뉘어 갈등했다. 그 갈등이 파국에 이르면서 3년여 공백을 만들었다.

이에 대한 뾰족한 해법은 없다. 다만 위원과 사무처 직원들 모두가 법과 절차를 철저히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방미통위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위원들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정치권의 앞잡이나 나팔수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추천은 대통령이나 국회가 했지만 위원이 된 이상 여야 대표가 아닌 방미통위 위원으로서 법이 규정한 권한을 신중하게 행사해야 한다. 방미통위가 왜 독임제 부처가 아니고 위원회인지, 설치법이 규정한 역할이 무엇이고 과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폈으면 한다.

위원회를 만든 취지는 속도가 느리더라도 정당성을 확보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또 분명한 것은 방미통위가 권력획득 경쟁을 벌이는 의회나 대통령 국정철학에 맞춰 발 빠르게 공약을 실천하는 정부부처는 아니라는 점이다. 다수 이해관계자들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7명 위원들이 최선의 합의를 통해 정책을 만들어 가는 곳이 방미통위였으면 한다.

방미통위 설치법은 위원회가 심의·의결해야 하는 소관사무를 명시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규제 기본계획과 공영방송 이사 임명 등을 포함한 33개다. 이들 33개는 기존 독임제 기관에서 하는 정책과 달리 사회적 합의나 숙고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심의·의결 사안으로 정해져 있는 한국방송공사 이사 임명제청,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및 감사 임명 등은 매번 정치권 시민단체 언론단체 등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안이다. 이 사안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큰 사안이다.

더 이상 정치적 갈등 때문에 멈춰선 방미통위를 보고 싶지 않다. 정정당당한 방미통위를 기대한다.

고성수 산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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