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철규 칼럼

우려스러운 청년층의 자산·부채 현황

2026-04-02 13:00:12 게재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안정 상황(2026년 3월)’ 보고서에는 참고자료로 ‘고위험가구 자산 및 부채현황’이 실렸다. 보고서는 고위험가구를 △차주가 보유한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상환액을 이자비용 차감전 연간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누어 계산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총부채금액을 자산평가액으로 나누어 계산한 부채자산비율(DTA)이 100%를 넘는 가구로 정의했다. 이들은 2025년 3월 기준 45만9000가구로 전년 3월 대비 18.9% 늘었고, 금융부채를 가진 가구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3.2%에서 4.0%로 늘었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고위험가구에서 청년층(20대와 30대)이 차지하는 비중과 그 변화다. 문재인정부 시기의 부동산 파동 이래 ‘영끌’이나 ‘빚투’같은 신조어들이 주로 청년층과 관련해서 제기되었고,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이 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들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그 후과를 일부라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고 할 만 하다.

우려하던대로 청년층이라고 규정한 20대와 30대 가구의 비중은 2020년 3월의 22.6%에서 2025년 3월 현재 34.9%로 증가했다. 전통적으로 고위험가구의 다수를 차지해왔던 40~50대 가구의 비중이 같은 기간 59.8%에서 53.9%로 낮아진 것에 비추어 보면 청년층 가구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부채위험 커져가는 청년층

비(非)고위험가구와 비교해서 고위험가구가 가진 금융자산의 구성이 갖는 특징을 보면 임차보증금의 비중이 절반을 차지해서 특히 높게 나타난다. 보고서도 언급했듯이 이는 고위험가구의 주거형태가 월세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과 관련이 높을 것이다. 월세거주가 자산형성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최근 중산층까지 포함해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금융부채 측면을 보면 고위험가구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고 변동금리 비중도 큰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는 앞으로 예상되는 고금리기조에 취약함을 의미한다. 청년층 고위험 가구의 금융부채 증가폭과 속도는 더욱 우려를 더하는데 2017년 3월의 금융부채를 100으로 보았을 때 25년 3월은 318에 이르렀다.

청년층 고위험 가구의 금융부채 증가폭이 특히 높게 나타나는 원인으로 보고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소득과 자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채 주택구입과 주식투자를 위한 부채 차입을 늘린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이는 위에서 말한 ‘영끌’ 현상과 관련해서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청년층 고위험가구의 비중 증가를 개인의 투자 실패로 몰아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청년층 일자리가 구조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2월 고용동향을 보면 다른 연령대의 취업자는 늘어나는데 15~29세 사이의 취업자는 전년대비 14만6000명이 줄었고 이들 실업률은 5년만에 최고인 7.7%로 치솟았다. 전체(15세에서 64세 사이) 고용률이 2월기준 역대최고라 할 만한 69.2%에 이르고, 전체 취업자수도 전년대비 23만4000여명이 증가하는 등 전체 수치로 본 고용사정이 매우 양호해 보이는 와중에 일어나는 일이다.

기업들이 피고용자의 잠재력보다는 당장의 성과를 중시하면서 신입직원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에 따른 청년층의 일자리 소실은 어제 오늘의 현상이 아니다. 공채방식을 유지하는 기업들이 오히려 희귀할 지경이다. 이 경향이 구조적으로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보는 중요한 이유는 산업의 인공지능(AI) 전환이 가져오는 고용구조 변화 때문이다.

생성형 AI가 주로 신입직원이 맡던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부터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는 보고서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AI로 도입하는 업무 자동화는 경력직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채용구조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이는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청년층들이 경력을 쌓을 기회를 더욱 줄인다.

청년층 일자리와 자산형성 해법 절실

실업통계에서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인구의 숫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이들은 학업이나 가사(육아), 질병 등의 이유없이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다. 그 ‘쉬었음’의 사정이야 개인별로 다양하지만 통계적으로 90%는 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40, 50대 영역이다가 청년층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명예퇴직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의 사유로 조기에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간 후 노동시장에 참여하려는 의지자체가 꺾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고위험 청년가구의 증가가 가져올 사회적 위험과 부담은 상당히 크다. 코스피 5000, 6000을 외치는 것보다 일할 의욕을 갖게 하고 과도한 빚에 의존하지 않는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방식으로 자산을 형성할 경로를 명확히 마련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한층 더 절실한 때다.

성공회대 교수

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