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이어 대구·포항도? 가처분 공포 휩싸인 국힘
법원, 김영환 컷오프 효력정지 … 대구·포항 동일 재판부 눈길
배현진·김종혁 징계 ‘없던 일로’ … “국힘, 총체적 부실 드러나”
6.3 지선 앞두고 자멸 조짐 … 대표 연임 노리는 장동혁 먹구름
법원이 김영환 충북지사 컷오프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김 지사가 낸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 대구와 포항도 비슷한 이유로 가처분 신청이 이뤄진 데다, 같은 재판부가 맡고 있어 “인용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법원은 국민의힘이 내린 징계에 대해서도 효력을 정지시킨 바 있다. “국민의힘이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멸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대표 연임을 노리는 장동혁체제 앞에도 먹구름이 드리운 모습이다.
1일 국민의힘에서는 대구시장과 포항시장 공천을 둘러싼 내홍에 눈길이 쏠린다. 전날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 51부는 김 지사가 낸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이정현 공관위가 김 지사를 컷오프하면서 추가 공천 신청을 받은 게 당규 위반이라고 해석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김 지사 컷오프는 효력이 정지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헌법상 보장되는 정당의 자율성과 공천에 관한 본질적 재량을 충분히 존중하지 않은 채 사법적 잣대를 들이댄 편향된 결정”(곽규택 법률자문위원장)이라며 즉각적인 항고를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김 지사를 다시 경선에 넣는 방안이 점쳐진다.
당내 시선은 이제 대구와 포항을 향하고 있다. 대구와 포항에서 각각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과 김병욱 전 의원, 박승호 전 시장도 법원에 컷오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김영환 인용’을 결정한 재판부가 전부 맡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와 포항에서는 인용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김병욱 전 의원은 SNS를 통해 “포항의 봄이 오긴 오려나 본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만약 재판부가 대구와 포항에 대해서도 인용 결정을 내리면 당은 경선판을 새로 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주 의원과 김 전 의원, 박 전 시장이 뒤늦게나마 경선에 합류하면 기존 판세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이 결정한 당무가 법원에 의해 뒤집힌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법원은 배현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자신에게 내려진 징계가 부당하다며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인용 결정을 내란 바 있다.
역시 같은 재판부다. 법원 결정에 따라 배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의 징계는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징계에 이어 공천까지 법원에 의해 무력화되면서 “국민의힘이 총체적 부실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정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으로 이어지며 수십 년 역사를 쌓은 국민의힘이 졸지에 징계와 공천 같은 주요 당무조차 제대로 처리 못하는 ‘무능한 정당’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징계와 공천 과정에서 잇단 실축을 하면서 두 달여 남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멸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민주당과 제대로 붙어보기도 전에 국민의힘이 먼저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공개된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서울 3월 29~30일 부산 28~29일, 무선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가상대결을 벌인 결과 서울 정원오 42.6% 대 오세훈 28.0%였다. 부산은 전재수 43.7% 대 박형준 27.1%였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국민의힘 현역단체장을 큰 차이로 앞선 것이다. 지방선거 위기감이 커지면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앞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평가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 직후 전당대회를 열어 2028년 총선 공천권을 가진 대표로 연임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징계·공천 파동을 자초하다가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장 대표에게 연임의 기회가 주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한편 장동혁 대표는 1일 이정현 전 공관위원장 후임으로 박덕흠(4선,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공관위원장은 다선의 중진 의원으로서 원내와 당내에서 신망이 높은 박 의원을 모시려고 한다”며 “가처분 (신청이) 있는 지역, 경기도, 아직 후보 신청이 마무리되지 않은 일부 기초단체가 있지만 이는 새로운 공관위가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사무총장이나 클린공천지원 단장처럼 관례로 공관위원이 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방선거 공관위와는 별도로 새로운 위원으로 완전히 새롭게 구성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