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이어 대구·포항도? 가처분 공포 휩싸인 국힘

2026-04-01 13:00:01 게재

법원, 김영환 컷오프 효력정지 … 대구·포항 동일 재판부 눈길

배현진·김종혁 징계 ‘없던 일로’ … “국힘, 총체적 부실 드러나”

6.3 지선 앞두고 자멸 조짐 … 대표 연임 노리는 장동혁 먹구름

법원이 김영환 충북지사 컷오프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김 지사가 낸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 대구와 포항도 비슷한 이유로 가처분 신청이 이뤄진 데다, 같은 재판부가 맡고 있어 “인용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장동혁, “새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박덕흠 의원 모실 것”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국민의힘 1일 6·3 지방선거 공천 마무리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작업을 맡을 새 공천관리위원장에 자당 4선 박덕흠 의원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앞서 법원은 국민의힘이 내린 징계에 대해서도 효력을 정지시킨 바 있다. “국민의힘이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멸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대표 연임을 노리는 장동혁체제 앞에도 먹구름이 드리운 모습이다.

1일 국민의힘에서는 대구시장과 포항시장 공천을 둘러싼 내홍에 눈길이 쏠린다. 전날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 51부는 김 지사가 낸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이정현 공관위가 김 지사를 컷오프하면서 추가 공천 신청을 받은 게 당규 위반이라고 해석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김 지사 컷오프는 효력이 정지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헌법상 보장되는 정당의 자율성과 공천에 관한 본질적 재량을 충분히 존중하지 않은 채 사법적 잣대를 들이댄 편향된 결정”(곽규택 법률자문위원장)이라며 즉각적인 항고를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김 지사를 다시 경선에 넣는 방안이 점쳐진다.

당내 시선은 이제 대구와 포항을 향하고 있다. 대구와 포항에서 각각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과 김병욱 전 의원, 박승호 전 시장도 법원에 컷오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김영환 인용’을 결정한 재판부가 전부 맡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와 포항에서는 인용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김병욱 전 의원은 SNS를 통해 “포항의 봄이 오긴 오려나 본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만약 재판부가 대구와 포항에 대해서도 인용 결정을 내리면 당은 경선판을 새로 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주 의원과 김 전 의원, 박 전 시장이 뒤늦게나마 경선에 합류하면 기존 판세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이 결정한 당무가 법원에 의해 뒤집힌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법원은 배현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자신에게 내려진 징계가 부당하다며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인용 결정을 내란 바 있다.

역시 같은 재판부다. 법원 결정에 따라 배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의 징계는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징계에 이어 공천까지 법원에 의해 무력화되면서 “국민의힘이 총체적 부실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정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으로 이어지며 수십 년 역사를 쌓은 국민의힘이 졸지에 징계와 공천 같은 주요 당무조차 제대로 처리 못하는 ‘무능한 정당’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징계와 공천 과정에서 잇단 실축을 하면서 두 달여 남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멸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민주당과 제대로 붙어보기도 전에 국민의힘이 먼저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공개된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서울 3월 29~30일 부산 28~29일, 무선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가상대결을 벌인 결과 서울 정원오 42.6% 대 오세훈 28.0%였다. 부산은 전재수 43.7% 대 박형준 27.1%였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국민의힘 현역단체장을 큰 차이로 앞선 것이다. 지방선거 위기감이 커지면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앞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평가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 직후 전당대회를 열어 2028년 총선 공천권을 가진 대표로 연임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징계·공천 파동을 자초하다가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장 대표에게 연임의 기회가 주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한편 장동혁 대표는 1일 이정현 전 공관위원장 후임으로 박덕흠(4선,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공관위원장은 다선의 중진 의원으로서 원내와 당내에서 신망이 높은 박 의원을 모시려고 한다”며 “가처분 (신청이) 있는 지역, 경기도, 아직 후보 신청이 마무리되지 않은 일부 기초단체가 있지만 이는 새로운 공관위가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사무총장이나 클린공천지원 단장처럼 관례로 공관위원이 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방선거 공관위와는 별도로 새로운 위원으로 완전히 새롭게 구성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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