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 내 면역환경 조절 통한 염증성 장질환 면역치료 제시
가톨릭대 김한영 교수팀, 인간 적혈구 기반 생체모사 나노면역치료 플랫폼
가톨릭대학교(총장 최준규)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김한영 교수 연구팀이 인간 적혈구 세포막을 활용해 비장을 표적하는 생체모사 나노면역치료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약물 전달을 넘어 면역기관을 직접 표적하는 정밀 면역조절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염증성 장질환을 비롯해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등 다양한 만성 염증 질환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연구에는 권준 석사과정생과 하버드 의과대학 손희수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지난 12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국한된 질환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비장과 같은 2차 림프기관에 염증성 면역세포가 축적되며 비장 비대와 전신 면역 불균형을 동반한다. 그러나 기존 치료제는 전신 면역을 광범위하게 억제해 감염 위험 증가나 장기 독성 등 부작용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화되거나 손상된 적혈구가 비장에서 면역세포에 의해 제거되는 생리적 과정인 ‘적혈구 탐식작용’에 주목했다. 인간 적혈구 세포막을 지질나노입자와 결합해 만든 하이브리드 나노전달체는 정맥 투여 후 비장에 우선적으로 축적되며, 비장 내 대식세포와 수지상세포에 의해 선택적으로 흡수되는 특성을 보였다.
전달체에 탑재된 면역조절 약물 라파마이신은 염증성 면역세포를 항염증성 면역세포로 전환시켜, 비장에서 시작되는 전신 면역 재조정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성 장질환 동물 모델 실험 결과, 해당 플랫폼은 비장 비대를 완화하고 장 조직 내 염증성 면역세포 침윤을 억제했으며, 손상된 장 상피 구조와 장벽 기능 회복에도 효과를 보였다. 간과 신장 등 주요 장기에 대한 독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환자에게서 채혈한 적혈구를 이용해 나노전달체를 제작한 뒤 다시 투여하는 임상 적용을 염두에 둔 기술”이라며 “자가 유래 적혈구를 활용한 맞춤형 정밀 면역치료로 발전할 수 있고, 기존 지질나노입자 플랫폼과의 결합을 통해 임상 전환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