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김요한 교수팀 ‘간 문맥 어셈블로이드’ 개발
체외에서 인간 간 조직 완벽 재현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는 메타바이오헬스학과 김요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독일 막스플랑크 분자세포유전학 연구소(MPI-CBG)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사람의 간 문맥 영역을 체외에서 정밀하게 재현한 ‘인간 간 문맥 어셈블로이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간은 대사와 해독, 담즙 생성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장기다. 그동안 간 질환 연구에는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초소형 장기 유사체인 오가노이드가 활용돼 왔지만, 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세포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충분히 구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수술 과정에서 확보한 환자의 간 조직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환자 유래의 성숙한 간세포를 실험실에서 직접 증식시키는 기술을 확립하고, 이를 오가노이드 형태로 제작했다. 이 간세포 오가노이드는 담즙 배출 통로인 모세담관을 형성하고, 약물 분해와 에너지 대사 기능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여기에 같은 환자에게서 유래한 담관 오가노이드와 간 구조를 지지하는 간 문맥 섬유아세포를 결합해, 서로 다른 세포를 3차원으로 재구성한 간 문맥 어셈블로이드를 구현했다. 어셈블로이드는 여러 종류의 세포나 오가노이드를 조립해 만든 차세대 인공 조직을 의미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어셈블로이드는 실제 사람 간의 문맥 영역 구조와 기능을 모사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포도당 합성과 요소 처리 등 간의 주요 대사 기능이 구현됐으며, 간 내 위치에 따라 세포 기능이 달라지는 영역 특이성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동물 실험을 대체하거나 보완하고, 환자 맞춤형 질환 연구로 확장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어셈블로이드 내 섬유아세포의 비율을 조절해 간섬유화 질환 모델을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간경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콜라겐 침착과 세포 사멸 현상을 체외에서 관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김요한 교수는 “환자 조직에서 유래한 다양한 세포를 하나의 기능적 조직으로 조립해 사람 간의 구조와 질병 반응을 실험실에서 재현했다”며 “간섬유화와 담관 질환, 간암 등 질환 연구와 함께 환자 맞춤형 약물 평가를 위한 정밀의료 플랫폼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회와 독일 연방교육연구부, 유럽연구위원회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12월 17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