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마두로 체포로 ‘엑슨모빌’ 급부상
정책수혜·기술력 우위 예상
가이아나 시너지 최대 강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로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에 나서면서 엑슨모빌을 필두로 한 미국 석유 메이저 기업들의 베네수엘라 귀환 여부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 사태가 2026년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서막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붕괴된 석유 산업을 미국이 직접 나서서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두로 정권이 무너진 뒤 미국 석유 회사들이 원유 인프라 재건 비용을 떠안고, 민간 자본과 첨단 기술을 쏟아부어 생산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국제 유가를 안정시키고 미국 내 인플레이션 문제까지 해결하겠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이다. 확인된 매장량만 3000억배럴이 넘는다. 하지만 마두로 정권의 무능한 관리와 국영 석유기업 PDVSA의 만성적 부패, 서방의 제재가 겹치면서 전성기 때 하루 300만배럴을 넘던 생산량이 지금은 100만배럴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엑슨모빌 같은 글로벌 메이저 기업이 진입해 인프라를 현대화하면 생산량이 하루 250만배럴까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2007년 우노 차베스 정권이 오리노코 벨트를 국유화할 당시 엑슨모빌은 전면 철수 후 국제 소송을 제기했고, 쉐브론은 현지에 남아 마두로 정권과 합작 관계를 이어왔다. 엑슨모빌은 마두로 정권과 직접 손잡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권 교체 시 정치적 부담이 거의 없는 복귀 후보로 평가받는다. 반면 셰브론은 PDVSA가 60% 지분을 보유한 불리한 합작 계약에 묶여 있고, 수년된 부실 채권과 복잡한 법적 문제까지 얽혀 있어 새 정권이나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엑슨모빌이 독보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댄 가이아나에 구축해놓은 해상 유전 인프라와 물류망을 공유하면 초기 개발 기간과 자본 투입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둘째, 과거 자산 몰수 사태와 관련한 법적 보상권을 갖고 있어 우선 협상권이나 유리한 광구 개발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엑슨모빌은 텍사스 걸프 연안에 초중질유를 처리할 수 있는 대형 정유 및 화학 설비를 갖추고 있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비교적 빠르게 흡수할 여건을 갖췄다. 셰브론, 마라톤 페트롤리엄, 필립스66, 발레로 등도 고도화 정유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엑슨모빌이 정제 기술 자체보다는 생산부터 정유, 화학까지 아우르는 통합 사업 구조와 정책적 명분에서 경쟁사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한다.
엑슨모빌은 지난 10여 년간 구조조정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35~40달러 수준으로 낮췄다. 사업 구조도 재편해 2026년에는 정유·화학 등 정제·부가가치 사업 부문의 수익 기여도를 약 65%까지 끌어올리며, 유가 변동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실적 안정성을 강화하고 있다.
엑슨모빌은 2026년과 2027년 주당순이익이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을 내놓았다. 영업 현금흐름은 매년 5%~8%씩 늘어나고 있으며, 잉여현금흐름 성장률은 2028년경 1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엑손모빌은 2023~2025년 동안 대체로 3.5% 안팎의 배당 수익률을 유지해왔다. 이는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강력한 토대가 된다. 현재 주가는 122달러 부근이지만 베네수엘라 재건 모멘텀이 실질 계약으로 이어지면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