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필요”…덴마크 총리 “동맹 위협” 반발
베네수 사태속 긴장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개입 직후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전략적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외교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세계 최대 섬인 그린란드를 미국 안보의 핵심 거점으로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덴마크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 잡지 디애틀랜틱 인터뷰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그린란드에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스스로 판단할 문제이고 솔직히 잘 모르겠다”라면서도 “우리는 그린란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방위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해 12월 24일 기자회견에서도 “광물 때문이 아니라 국가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에서도 그린란드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이 완료된 직후, 우파 팟캐스터 케이티 밀러는 성조기로 채워진 그린란드 지도 이미지와 함께 ‘머지않아(SOON)’라는 문구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게시했다. 밀러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배우자다.
덴마크는 강하게 반발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 보도 직후 성명을 내 “미국이 그린란드를 장악해야 한다는 말은 완전히 터무니없다는 점을 미국에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어 “역사적 동맹국을 위협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예스퍼 묄러 주미 덴마크 대사도 “미국의 안보는 그린란드와 덴마크의 안보와 직결돼 있다”며 동맹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덴마크 왕국의 영토 보전에 대한 존중을 요구했다.
묄러 대사는 또 덴마크가 작년에 국방비 지출을 늘려 137억달러(약 19조8000억원)를 썼다며, 이 예산은 “북극과 북대서양에서 사용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공동 안보를 진지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북극권을 둘러싼 미·중·러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그린란드 편입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시사해왔다. 지난달 그린란드 특사 임명까지 이어지며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