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이도담 가톨릭대 사회학과
계층·국가 뛰어넘는 사회 문제 해결사 꿈꿔요
고교 시절 도담씨의 집에서는 늘 뉴스 방송 소리가 들렸다. 가족 식사 자리에선 자연스럽게 시사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하나의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관점을 접하며 도담씨의 시야는 조금씩 넓어졌다. 뉴스를 보면 타인의 생각이 궁금했고, 모두의 입장을 아우르는 해결책을 찾고 싶었다. 사회 현상을 다각도로 이해하는 사회학에 눈길이 간 것은 당연했다. 법, 외교는 물론 문학과 역사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사회 문제 해결을 꿈꿔온 도담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도담
다양한 관점으로 사회 문제 파고들어
고교 진학 후 도담씨는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회 문제부터 하나씩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소년법 개정이 대표적이다. 도담씨가 1학년이었던 2022년에 형사 미성년자의 연령을 만 14세에서 13세로 하향하는 개정안이 발표됐다. <국어> 시간에 소년법 폐지에 관한 찬반 토론에 참여한 도담씨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고2 때 직접 모의 개정안을 작성했다. 이때 연령별로 형사 미성년자 처벌 강화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해, 소외되기 쉬운 청소년의 입장까지 반영되도록 했다.
“소년법 개정안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오가는 것을 보며, 실제 법의 적용을 받는 제 또래 학생들의 의견이 궁금해졌어요. 중·고등학생은 물론 학교 선생님을 비롯한 성인을 대상으로도 설문조사를 진행해 연령에 따른 입장을 비교했죠. 사람들이 사안을 정확히 이해하고 응답할 수 있도록 근처 법원에서 소년법 개정 관련 인터뷰를 진행해 공유했어요. 조사 결과 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교화 가능성을 고려해 현행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어요. 연령대별 견해 차이를 통계로 확인하면서, 사회 문제를 해결할 때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종합하는 일이 필수임을 실감했죠.”
뉴스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국제 문제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을 접했을 때는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았다. 국제 문제는 여러 국가의 이해 관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었다. 도담씨는 조정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국제법을 공부하고, 원전 오염수 방류가 국제법 위반 행위인지 정리했다.
“<지구과학Ⅰ> 수업에서 일본 후쿠시마에서 오염수를 방류하면 해류의 순환으로 인해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배웠어요. 그렇다면 이건 더 이상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었죠. 국제법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로 인한 피해를 배상해야 하지만, 법의 강제력이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어요.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국제기구의 역할이 보완돼야 함을 주장했죠. 국제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다루려면 적극적인 외교 활동이 중요하다는 점도 배웠고요.”
문학·역사로 바라본 근대 사회
도담씨의 흥미는 현대 사회에 국한되지 않았다. 문학과 역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근대 사회 역시 관심의 대상이었다. 고1 <국어> 시간에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삼포 가는 길>을 읽고, 당시 산업화를 거치며 심해진 불평등이 오늘날까지 이어졌음을 깨달았다. 이후 고2 <문학> 시간에 비슷한 시대를 다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난쏘공)을 읽은 다음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제도를 제안했다.
“현재 우리가 마주한 사회 문제는 갑자기 발생한 게 아니에요. 과거의 시대 상황, 사건과 연결돼 있죠. 문학은 당대 사람의 삶이 가장 잘 녹아든 기록이에요. <난쏘공>에서 묘사한 가난의 대물림을 보면서 오늘날에도 부모 세대의 실직이 자녀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차상위 계층의 자녀 교육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봤죠. 기초 생활 수급 대상자의 범위를 넓혀 경제 지원을 확대하거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이렇게 문학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문제의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일은 제게 순수한 즐거움이었어요. <심화국어> 시간에는 아예 192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문학 연표를 만들어 시대 배경과 주요 사회 문제를 정리하기도 했죠.”
과거와 현재가 이어져 있음을 알자 <한국사> 시간에 배우는 내용이 가깝게 느껴졌다. 1970년대의 노동 운동을 배운 뒤에는 연극 <공장 이야기>를 공연하며 전태일 열사의 일화를 알렸다.
“1970년대의 산업화 과정은 잘 알지만 노동 운동의 역사는 모르는 학생이 많아 연극 공연을 기획했어요. 연극·영화 분야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과 힘을 합쳐 세트장을 꾸리고, 직접 연극 대본을 준비했죠. 공연을 진행하면서 현재의 노동권을 보장받기까지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이 가슴에 와닿았어요. 현대의 사회 구조는 근대 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사회학 공부와 근대 역사 공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주변 반대 무릅쓰고 사회학과 선택
고교 시절을 보내며 사회 문제 해결에 공헌하겠다는 목표가 확고해진 도담씨는 가톨릭대와 경북대 사회학과, 홍익대 법학과 등에 지원했다. 그중에서도 가톨릭대 사회학과는 ‘한국사회문제’ ‘현대한국사회의 문화읽기’와 같은 수업을 통해 한국 사회 문제를 중점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입학해보니 전공심화나 복수전공이 필수라, 현재는 행정학과나 국제학과 복수전공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국 사회 구조를 배우면서 행정기관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 행정학에 관심이 생겼어요. 한편으로는 국제기구에서 외교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싶다는 꿈도 있어요. 아직 1학년인 만큼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려고 해요. 이 중 어떤 길을 선택하든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제 목표는 변함없을 거예요.”
도담씨는 후배들도 자신의 목표를 향해 굳건히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주변의 말에 혼란스럽더라도 자기 자신을 믿으라고 당부했다.
“사회학과 지원 의사를 밝혔을 때, 주변의 반대가 심했어요. 취업이 보장되는 학과로 진학하라는 조언이 많았죠. 희망하는 학교에 비해 교과 성적이 낮다며 지원을 말리는 사람도 있었고요. 하지만 저는 꾸준히 사회 문제를 파고든 3년의 경험을 믿고 결정을 바꾸지 않았어요. 덕분에 지금 꿈꾸던 학교생활을 하고 있죠. 결국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은 본인이니, 주변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을 믿길 바라요.”
취재 송지연 기자 nano37@naeil.com 사진 배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