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공습에도 동요없는 시장
유가·금·금리 지표서 공포 신호 없어 … 공포 확산 아닌 단기적 충격 평가
미 국채 금리도 ‘안전자산 쏠림’이 뚜렷하지 않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큰 변화가 없었다. MSCI 올컨트리월드지수는 0.48%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주 미국 경제매체 CNBC가 제시한 ‘다섯 가지 체크포인트’를 기준으로 시장을 진단해 봐도 안정적이다.
첫째, 유가는 현물보다 유가 선물의 만기별 가격 흐름이 더 중요하다. 장기물이 단기물보다 높은 구조는 공급 불안이 크지 않다는 신호로 읽혔다. 이후 전개도 공급 경색보다는 공급 확대 쪽으로 기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미국으로 들여오는 20억달러 규모 합의를 거론하면서, 원유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로이터는 트럼프가 3000만~5000만 배럴을 미국으로 보내겠다고 언급한 뒤 브렌트유가 장중 배럴당 60.09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유(WTI)가 56.35달러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공급 쇼크보다는 공급 과잉 우려가 앞서는 장면이다.
둘째, 변동성(공포지수)도 ‘상승’보다 ‘안정’에 가깝다. CBOE가 집계한 7일 VIX 지수(공포지수)는 15.38로 집계됐다. 지정학 충격 국면에서 나타나는 급등(헤지 비용 폭등)과는 거리가 있다.
셋째, 지정학 충격이 위험자산 전반의 재평가로 이어지면 국채 금리가 내려가고(안전자산 선호), 물가 기대가 흔들리며, 채권 스프레드(국채 대비 금리차)가 벌어지는 흐름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7일 기준 미 국채 금리는 10년물 4.18%, 2년물 3.47%로 큰 폭의 변동이 없었다.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실질금리도 1.9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신용시장의 경계심을 보여주는 하이일드(저신용) 채권 스프레드(국채 대비 금리차)는 2.79%로 오히려 소폭 좁아졌다.
넷째, 안전자산 금 가격도 ‘일방 상승’ 흐름은 꺾였다. 금은 5일 지정학 불안으로 급등했지만, 7일에는 달러 강세와 차익 실현이 겹치며 현물 기준 온스당 4449달러 수준으로 1.1% 하락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안전자산 쏠림이라기보다 양방향 변동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 우려가 누그러지며 달러는 ‘전면적 강세’로 쏠린다기보다는 소폭 강세에 그쳤다. 로이터에 따르면 7일 달러지수는 98.75로 0.14% 올랐다.
다섯째, 진짜 변수는 베네수엘라 자체보다 다른 분쟁 지대로의 파급이다. 베네수엘라가 새로운 불씨를 던졌고, 다른 불씨들이 동시에 살아나는 국면이란 뜻이다.
미국 당국이 러시아 국적의 베네수엘라 연계 유조선을 나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베네수엘라 사태를 둘러싼 긴장이 다시 한 번 고조됐다. 일본이 대만 유사시를 거론한 뒤 중국이 일본을 겨냥해 군용 전용 가능(이중용도) 품목 수출을 금지하면서, 동아시아 긴장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종합하면, CNBC가 말한 다섯 잣대 가운데 ‘투자 태세 전환’ 신호는 크지 않다. 원유는 공급 차질 공포보다 공급 확대 기대가 부각되며 하락했고, 금은 급등 뒤 되밀리며 ‘패닉 매수’가 아니라 단기 프리미엄의 출렁임에 가깝다는 신호를 줬다. 국채·신용·변동성 지표까지 감안하면, 시장은 아직 이번 사태를 구조적 체제 변화라기보다 단기적 충격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