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연구팀, 빛으로 세포 사멸 조절 기술 개발

2026-01-10 00:35:49 게재

BAX 단백질 제어 … 퇴행성 질환 연구 활용 가능성

고려대학교 기계공학부 겸 KU-KIST 융합대학원 정석 교수 연구팀이 빛을 이용해 세포 사멸 과정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신경세포의 과도한 사멸과 연관된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지난해 12월 26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핵심 단백질 BAX의 작동을 빛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광유전학 기법을 적용해 BAX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불필요한 세포 사멸을 줄이고 세포 생존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광유전학은 빛을 이용해 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 파란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 CRY2에 BAX를 결합하고, 빛에 의해 CRY2와 결합하는 단백질 CIB1에는 미토콘드리아 외막 단백질 TOMM20을 연결했다. 이 구조를 통해 빛 조사만으로 BAX의 미토콘드리아 이동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에너지 생성과 생존·사멸 조절에 관여하는 소기관이다.

연구팀이 설계한 ‘DBT(deterring-BAX(DBAX)-TOMM20 복합체)’를 적용한 결과, BAX가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결합해 구멍을 형성하는 과정이 억제됐고, 미토콘드리아 구조 안정성과 세포 생존율이 향상됐다. 기존 단백질을 적용한 경우에는 세포 사멸이 빠르게 진행되는 차이가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세포 사멸을 촉진하는 연구가 주를 이뤄 온 기존 흐름과 달리,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항사멸’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석 교수는 “과도한 세포 사멸이 문제되는 질환에서 불필요한 사멸을 제어할 수 있는 연구 플랫폼을 제시했다”며 “향후 퇴행성 질환 연구에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장세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