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채 피해 빠진 홈플러스 회생안 중단해야”

2026-01-15 13:00:01 게재

비대위 “기망적 발행·차별 배분” … 법원에 회생계획안 반려 요구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에도 홈플러스 회생 절차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회생계획안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법원에 인가 반려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형사 절차상 변수는 일부 해소됐지만, 회생계획의 실행 가능성과 형평성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13일 서울회생법원에 의견서를 내고 “현재 회생계획안은 기만성과 허구성이 드러난 불완전한 계획”이라며 인가 불허 또는 전면 보완을 요구했다. 전단채 피해 구제 방안이 빠진 상태에서 회생을 추진하는 것은 피해를 떠넘기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비대위가 가장 문제 삼은 부분은 유동화전단채의 성격이다. 비대위는 전단채가 정상적인 기업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회생 신청을 검토하던 시점에 단기 자금 확보를 위해 반복 발행된 상품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회생계획안은 이를 일반 무담보채권과 동일하게 취급해 피해자를 다시 손실 구조 안에 넣고 있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전단채가 회생 직전 정보 비대칭 속에서 단기·집중 발행됐다는 점에서 일반 채권과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또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 19일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전단채에 대해 공익채권 승인 절차를 통해 우선 변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이를 위한 구체적인 이행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회생 과정에서 전단채 피해 구제 방안이 약속에 그쳤다는 주장이다.

의결권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비대위는 메리츠금융 계열이 담보신탁 구조로 실질적 손실을 부담하지 않으면서도 회생계획 인가 과정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4800억원 규모의 카드사 채권이 사실상 납품대금 성격임에도 일반채권으로 분류돼 전단채 피해자에게 불리한 구조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전단채 피해자들이 채권자집회에서 발언권과 의결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채 회생계획이 인가될 경우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된다는 주장이다.

피해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비대위에 접수된 사례 가운데는 투기와 무관한 고령의 생계형 투자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병원 청소 일을 하며 수십 년간 모은 1억원 안팎의 노후자금을 전단채에 투자한 70대 고령자들은 “노후에 쓰기 위해 모은 전부였지만 회생 절차에서는 고려 대상에서 빠져 있다”고 호소했다.

회생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비대위는 자금 수지와 매출·손익 전망, 점포 유지 계획, 신규 자금 조달 방안이 현실적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자금 조달 계획은 구속력 없는 의향 수준에 머물러 실행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회생 절차 이후 점포 매각 실패와 운영자금 확보 난항, 협력업체 공급 축소, 점포 폐점 확대 등은 계획의 전제를 흔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홈플러스는 자금 사정 악화를 이유로 추가 점포 영업 중단을 결정했고, 급여 지급 지연 문제도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회생이 아니라 구조 축소와 청산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피해 결과가 매우 중한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회생 절차는 계속 진행되지만, 향후 심리 과정에서는 전단채 발행의 성격과 피해 구제의 적정성, 채권자 간 형평성, 신규 자금 조달의 실현 가능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홈플러스와 MBK측은 회생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회생계획 인가 여부는 법원과 채권자 협의 과정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사법 절차의 한 고비는 넘겼지만, 홈플러스 회생의 핵심 쟁점은 여전히 전단채 피해 구제와 책임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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