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귀는 천재 수학자 Ⅱ

2026-01-20 13:46:11 게재

지난 칼럼에서 귀와 수학이라는 주제 중 첫 번째 내용으로 귀가 소리 크기를 인식하고 소리를 분석하기 위해서 수학을 이용하고 있음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귓바퀴와 외이도에는 어떤 수학이 들어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소리를 모으는 황금비율의 깔때기

귓바퀴(이개)는 복잡한 굴곡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굴곡 하나하나에는 소리의 방향을 탐지하고 특정 주파수를 강조하는 기능이 숨어 있습니다. 귓바퀴는 소라껍질이나 태풍의 눈에서 볼 수 있는 로그 나선(Logarithmic Spiral)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일정한 비율로 커지는 곡선입니다. 이것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파동이 고막 쪽으로 집중하게 만드는 가장 효율적인 기하학적 구조입니다. 또한, 귓바퀴의 복잡한 굴곡은 소리가 부딪혀 반사될 때 미세한 시간 차이를 만들어내는데, 우리 뇌는 이 시간 차이를 계산해 소리가 나는 방향을 수학적으로 판별합니다. 바퀴의 ‘방향 판별’ 기능을 모방한 보청기의 최신 기술이 ‘지향성(Directionality) 기술’입니다. 보청기에 두 개 이상의 마이크를 달아 각각의 마이크에 도달하는 소리의 위상차(Phase)와 시간차를 수학적으로 분석하여, 뒤쪽의 소음은 줄이고 앞사람의 목소리만 선택적으로 증폭합니다. 귓바퀴가 하던 수학적 필터링을 보청기가 대신 수행하는 것입니다.

파동을 증폭하는 원통형 공명기

귓구멍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약 2.5~3cm의 통로가 외이도입니다. 외이도는 소리가 지나가는 통로일 뿐 아니라 특정 소리를 더 크게 만드는 ‘울림통’ 역할도 합니다. 외이도는 한쪽이 고막으로 막혀 있는 ‘막힌 관(closed Pipe)’ 구조입니다. 막힌 관에서는 파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주파수에서 강한 공명이 일어납니다. 공명 주파수를 구하는 식에 외이도의 길이 2.5cm를 대입하면 약 3,000Hz~4,000Hz 근처의 주파수가 나오는데 놀랍게도 사람이 자음을 구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구간입니다. 귀는 사람 목소리를 가장 잘 듣도록 수학적으로 최적화되어 있는 것입니다.

보청기를 착용하면 외이도의 공간이 보청기로 채워져서 자연스러운 공명 현상이 사라집니다. 보청기는 이 공명 주파수를 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보청기를 조절하는 프로그램에서 증폭된 소리의 그래프를 보면 공명주파수가 강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귀의 구조와 그 안에 담긴 수학을 이해할수록, 보청기 조정은 더욱 정밀해지고 듣는 경험은 훨씬 자연스러워집니다. 소리는 감각이지만, 잘 듣는 일은 계산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계산은 이미 우리 귀 안에서 조용히, 그러나 매우 정확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보청기는 이를 재현하기 위해 수학에 기반한 다양한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시그니아 독일보청기 부천센터

이양주 원장

시그니아 독일보청기 부천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