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접도시 서울 편입했으면 오세훈 못이겼다
편입 추진했던 김포·구리·고양시
민주당 후보 득표 수 16만표 앞서
국민의힘 “인접도시 편입추진 신중해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1.02%p차로 서울시장에 당선된 가운데 인접도시 서울 편입론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높은 집값을 버티지 못한 서울 젊은층 인구의 경기도 전입이 증가하면서 서울 인접도시들의 민주당 투표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 서울 편입을 주도했던 지자체장들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하지만 이들 도시들의 편입이 실현됐다면 이번 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의 당선은 어려웠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인접도시들 가운데 최근 서울 편입을 추진했거나 추진 중인 곳들은 김포 구리 고양 과천 하남 남양주시 등이다. 2023년 김포에서 촉발된 서울편입론은 당시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며 총선을 앞둔 지역의 주요 이슈로 부상했고 일부 도시는 서울시와 양해각서까지 체결하며 구체적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들 도시들의 서울편입이 실현됐다면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전혀 달라졌을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 자료에 따르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김포시는 민주당 후보가 2만7860표를, 구리시는 6510표를, 고양시는 13만2250표를 더 얻었다. 과천시와 하남시는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1만677표, 6683표를 더 득표했지만 앞선 3개 도시와 합산한 경우 민주당 후보가 얻은 표가 14만9260표 더 많다. 편입을 추진했던 남양주까지 더할 경우 민주당 표는 4만4000표 가량 더 많아진다.
물론 각 지자체의 후보들을 오세훈 시장으로 대체했을 경우 표심이 다르게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들 도시들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유권자들이 민주당의 추미애 후보를 찍었다. 김포시는 57.09%, 구리시는 53.96%, 남양주시는 56.52%가 추 후보를 선택했고 지자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한 하남시에서도 민주당 추 후보가 52.89%를 얻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 시장은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5만3460표차로 간신히 승리했다. 단순 합산이지만 편입 추진 도시들의 민주당 후보 득표수를 서울에 대입할 경우 민주당 정 후보가 9만표 이상 앞서는 결과가 나온다.
◆서울선거 대입 시 여당이 9만표차 뒤집어 = 이번 선거에서도 인접도시들의 서울편입은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일부 도시들에선 공약으로 재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 수성에 성공한 국민의힘 내부에선 신중론이 등장한다. 국민의힘 수도권 관계자는 “김포 구리 고양 등 인접 도시들이 서울에 편입된다면 보수당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은 사실상 멀어지게 된다”며 “서울 편입론은 신중하게 검토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다른 야당 관계자는 “이들 도시들은 신도시 영향 등으로 젊은층 유입이 많아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라며 “지난 2022년 윤석열정부 출범 바람을 등에 업고 국민의힘 단체장들이 많이 출현했는데 이들이 지역 여론을 얻기 위해 일제히 서울편입을 추진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단체장들의 주요 의제이던 서울편입이 민주당쪽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단한번도 민주당 후보에게 패한 적이 없다. 민주당 입장에선 난공불락인 셈이다. 물론 오 시장은 보수진영에서 독보적인 중도확장 이미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일찌감치 ‘절윤(윤석열과 절연)’을 선언한 것이 박빙 승부에서 승리를 거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하지만 자산 가격 급등으로 보수 성향이 강화된 서울 유권자 지형을 감안할 때 향후 어느 후보가 나오더라도 진보진영의 시장직 탈환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후보나 캠페인 문제가 아니라 구도 자체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민주당 일각에선 전국적인 행정통합, 메가시티 추진 명분을 등에 업고 서울과 경기권 통합 내지는 인접도시 편입 논의를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수도권 여당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는 갈수록 민주당에 어려워질 것”이라며 “야당이 추진할 땐 주민을 현혹하는 바람몰이용 공약이라고 치부했지만 거꾸로 이젠 진보진영 입장에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제형 곽태영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