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떠나는 도시에서 머무는 도시로… 해법은 교육
보편에서 특화 교육으로, 교육 경쟁력 회복 시급…
자공고·영재교육센터 대안
한 명의 인재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 안산시는 교육을 도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바라보고 있다. 단순한 정책 차원을 넘어 행정과 학교, 학부모,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안산형 교육혁신 모델 구축에 나서며, 떠나는 도시에서 찾아오는 도시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안산시 교육혁신 정책 시리즈를 통해 통계에 근거한 안산 교육환경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더 멀리 보는 미래교육 도시’로 도약하는 안산시의 방향을 짚어본다.
안산시는 2013학년도부터 교육 불평등 해소와 학생 간 서열 완화를 목표로 고등학교 평준화를 시행해 왔다. 제도 도입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시행 10여 년이 지난 현재 교육정책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평준화 이후 학교 간 격차는 줄었지만, 보편 교육 기반 수업 환경 속에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정체되고 교육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교육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의 경우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키우며, 교육환경을 이유로 인근 지역으로 이주를 선택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고교평준화 시행 10여 년… ‘교육의 질 끌어 올려야’ 과제로
교육 성과 지표 역시 이러한 문제를 뒷받침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안산 지역 고등학교 졸업생 5,685명 가운데 대학 진학률은 71.4%였으며, 이 중 4년제 대학 진학자는 2640명(46.4%)에 불과했다. 이는 전국 229개 지자체 가운데 하위권에 속하는 수치다. 단순히 진학률만으로 교육의 성과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평준화 이후의 교육 환경 요인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더 큰 문제는 청년 유출이다. 안산은 반월·시화산단 등 전국 최대 규모의 산업단지를 보유해 풍부한 일자리를 갖추고 있음에도, 청년층은 졸업 이후 서울과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역 내 고등교육기관과 산업 현장 간 연계 시스템이 약하고, 맞춤형 인재 양성 시스템이 미비한 점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청년이 결국 지역을 떠나는 구조는 인구 감소와 도시 경쟁력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화 교육과 산업 연계, 정주 인재 육성의 해법
이제는 창의성과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지역 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인재 양성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교에서의 배움이 대학 진학과 취업, 나아가 안정적인 정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산시는 지역 대학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영재교육센터를 설립·운영하며 학생들의 잠재력을 조기 발굴하고 미래 핵심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영재교육센터는 한양대학교 ERICA, 고려대안산병원 등 지역의 우수한 교육 자원과 전문 인프라를 활용해 의공학·과학·로봇·인공지능(AI) 분야의 심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학의 연구 장비와 실험실, 전문 교수진을 개방함으로써 청소년들이 교실 수업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실질적인 연구 활동과 창의적 탐구 기회를 얻고 있다.
자율형 공립고 2.0 역시 보편 교육을 넘어선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안산시 소재 원곡고등학교는 2024년 9월 교육부 공모를 통해 자율형 공립고 2.0 대상 학교로 선정되며, 지자체와 대학, 유관기관과 협력한 지역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소질에 맞춘 교육을 강화하고,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교육 혁신 모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안산시는 ‘로봇도시 루트(Root&Route) 직업교육 혁신지구’를 중심으로 특성화고와 대학, 기업이 참여하는 직업교육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단지 기업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 개편과 현장실습, 멘토링 등을 통해 학생들은 취업 경쟁력을 높이고, 졸업 이후에도 지역 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안산형 교육정책 모델을 구축해 학령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교육을 기반으로 성장, 취업, 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사람이 머무는 도시 안산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산이 떠나는 도시가 아닌 머무는 도시가 될 수 있을지, 그 해답은 결국 교육의 방향과 선택에 달려 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