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귀는 천재 수학자 Ⅲ

2026-02-04 09:15:43 게재

우리 귀는 천재 수학자라는 주제로 세 번째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지난 칼럼들에서는 소리 크기를 인식하고 분석하는 방법 그리고 귓바퀴와 귓구멍에 담긴 수학적 원리를 다루어 보았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고막과 이소골에 담긴 수학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면적의 기하학-17배의 마법, 작은 공간이 만드는 강력한 울림

공기 중의 소리가 바로 액체로 채워진 내이(內耳)로 전달되면 대부분의 소리가 반사되어 없어질 위기에 처합니다. 이때 귀는 ‘면적 대비 압력’이라는 기하학적 해법을 제시합니다. 고막 크기는 55㎟인데 고막에 전해진 진동이 그보다 훨씬 작은 3.2㎟ 크기의 등자뼈 발판으로 모이는데, 이 면적 차이만으로도 소리는 약 17배(약 25dB) 증폭됩니다. 여기에 이소골의 지레 원리가 더해져 소리는 기체와 액체라는 매질의 차이를 극복하여 충분한 크기로 내이로 전달됩니다. 면적대 압력비와 지렛대의 원리는 중이가 소리를 증폭하는 원리입니다.

보청기 소리 조절의 핵심은 무조건 소리를 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교하게 에너지를 분배하는 데 있습니다. 귀의 형태나 외이도의 특성이 다르면 같은 소리라도 전달 효율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보청기 조절 과정은 고막과 이소골이 수행하던 이 자연 증폭 계산을 디지털로 재현하는 정밀 작업입니다.

시간의 수리학- 0.001초의 정렬, 소리에 입체감을 입히다

고막과 달팽이관을 연결하는 망치뼈, 모루뼈, 등자뼈를 합쳐서 이소골이라고 부릅니다. 이소골은 우리 몸에서 가장 작은 뼈입니다. 그런데 이소골은 단순히 소리를 전달하는 구조물이 아니라, 진동을 가장 효율적인 형태로 바꾸는 계산 장치에 가깝습니다. 이소골이 고막의 진동을 달팽이관에 전달하는 과정에 물리학과 수학의 원리가 자연스럽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고막이 진동하는 것에 맞춰 세 개의 뼈가 동시에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순서와 각도로 움직입니다. 이러한 연쇄 진동은 파동 수학에서 말하는 위상 정렬과 매우 비슷합니다. 진동의 타이밍이 어긋나면 소리는 흐려지지만, 이소골은 미세한 시간 차이를 조절해 소리를 또렷하게 만듭니다.

뿐만 아니라 이소골은 과도한 진동을 스스로 줄이는 능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큰 소리가 들리면 움직임이 제한되어 내이(內耳)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들어오는 소리가 클수록 반응이 완만해지는 비선형 수학 구조를 닮았답니다.

고막과 중이는 그 자체로 완벽한 수학적 시스템입니다. 현대 보청기 기술은 귀가 원래 수행하던 이 정교한 계산을 충실히 복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보청기 소리도 귀의 수학에 기초를 두고 조절합니다. 이것이 귀의 수학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이유입니다.

시그니아 독일보청기 부천센터

이양주 원장

시그니아 독일보청기 부천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