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불확실한 국제정세, 남북이 함께하는 평화공존

2026-02-10 13:00:02 게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 우선주의’는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이러한 일방주의는 동맹국들에게도 예외없는 압박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돈로주의’는 베네수엘라 침공에 이어 그린란드 병합 압박 등 신고립주의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공표한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NDS)에서는 미국이 서반구의 패권장악과 중국 억제에만 집중할 것이며 한반도에서는 한국이 스스로 북한 억제 등 안보에 주력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앞으로 전작권 전환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우리가 직면해야 할 안보적 상황이 되었고 한국은 동맹 재조정과 함께 독자적 외교 공간을 확보해 나가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중국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시진핑 주석은 3연임이 끝나는 2027년 이후를 겨냥한 장기집권의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최측근 군부 숙청은 군부 내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내세우고는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4연임을 위한 군부 내 반대세력 제거에 목적을 두고 있다.

시 주석이 군을 완전히 장악한 후 장기집권을 위해 내부 단속을 강화할 것이며 대만 문제를 포함한 영토 이슈에서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로 불확실한 국제정세

일본 다카이치 내각은 지난 2월 8일 실시한 중의원 선거에서 일본 총선 사상 최대 압승을 거둠으로서 단독 개헌 의석을 확보했다. 자민당의 압승은 전쟁 가능 국가로의 회귀를 의미할 수 있는 평화헌법 개정 등 보수 우익 노선의 공고화를 의미한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한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한일간 미래지향적 케미를 구축하였지만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 독도 영유권 주장은 여전하고 헌법개정을 통한 군사 대국화 행보는 동북아 군비 경쟁을 촉발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힘의 논리가 여전히 작동하는 국제사회의 민낯이며 동시에 유엔, 유럽연합 등 국제기구의 무력함이 확인되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재로 90% 이상의 종전합의가 도달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최전선에서는 치열할 전투가 진행 중이다.

이처럼 자국 우선주의가 지배하는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 정부는 실용외교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되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도 유지하고, 일본과는 과거사 문제를 관리하면서도 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가치외교와 실리외교의 균형 속에서 특정 진영에 매몰되지 않고 국익 확보에 나서겠다는 시도는 ‘정답없는’ 국제현실에서 매우 현명한 선택이다.

아무리 동맹국이라도 할 말은 해야 하고 중국, 러시아 등 사회주의 진영국과도 필요하면 대화와 협력에 나서야 한다. 최근 미국에게 뒤통수를 맞은 유럽연합 국가들은 앞다투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는 점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 역시 우리 스스로를 동맹과 진영 외교의 틀 속에 가둘 경우 우리의 국익은 제약 받을 수밖에 없다.

북한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강화 등 대러외교에만 올인 함으로서 외교 공간을 스스로 축소시키고 있다.이제 8차와 9차 당대회를 통해 김정은 체제의 내부 공고화는 달성했다고 보인다.

북한이 진정으로 체제 안정과 경제 발전을 원한다면, 폐쇄와 대결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곧 2월 하순에 열리는 9차 당대회가 또 다른 대결 선언의 장이 되어서는 안되며 남북관계를 발판으로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서는 새로운 비전 제시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평화공존이 선택 가능한 가장 실용적인 방법

이재명정부는 흡수통일 불원, 적대행위 종식을 포함한 평화공존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 역시 그것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자국 우선주의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우리가 새로운 민족 우선주의로 맞서자는 것이 아니다. 남북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 모두가 이기는 길을 함께 찾자는 제안이다. 9차 당대회를 앞둔 북한이 이재명정부의 출범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서 평화공존의 한반도 미래를 같이 그려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