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최교진 교육부 장관
현장 소통과 뚝심으로 교육난제 차근차근 푼다
교권 AI교육 대입제도 교부금 등 현안 산적 … 돌봄과 무상교육 만족도 90%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15일 16개 시도교육감 당선인들을 만났다. 교육감들은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최근 교육계 최대 현안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에 대해 한 목소리로 반대했다. 기획예산처 등 정부가 “학생수는 줄어드는데 세수는 늘어 지방교육예산이 너무 많다”며 ‘칼질’을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교육교부금은 중앙정부가 각 시도교육청에 지원하는 금액으로 교육청의 주요 수입원이다. 내국세의 20.79%와 국세 중 교육세 일부를 재원으로 한다. 80조원에 달한다.
기획처와 교육계 중간에 선 교육부로서는 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할 처지다. 최 장관은 이날 “합리적 개편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최 장관 자신도 지난해 9월 장관 취임 전 ‘3선 세종시교육감’ 출신이다. 교육계의 입장을 대변하면서도 정부의 전체적인 기조를 거스를 수는 없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교육교부금 세수 총량은 유지하되 지역 지원금은 상한을 두고 초과세수는 유연하게 사용한다’는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 문제’의 특성상 최 장관이 맞닥뜨린 현안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교권 보호, 고교학점제·대입제도 보완, AI·디지털 교육, 기초학력, 지역대학 육성, 영유아 교육과 돌봄 등. 단기간 내 해결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한 예로 4월 28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개적으로 교사들의 체험학습 기피현상을 지적했다. 한국교총 등 교사단체들은 “교사 보호 장치가 부족하다”며 반발했다. 부실한 교권 보호 문제에 대해 논란이 확산되고 여론이 들끓었다.
사실 교육부는 대통령 공개 지적 이전부터 최 장관 지시에 의해 현장체험학습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수렴해 왔다. 올해 2월부터 전국교직원노조 교사노조 한국교총 참교육학부모회 등 관련 교육단체 및 현장 교사들과 여러 차례 간담회를 열었다. 최 장관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학교현장 등을 방문해 교육활동 보호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했다.
교육부는 이를 바탕으로 5월 28일 △교원 면책기준 확대 등 법령개정 △교사 안전망 강화 △매뉴얼 간소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현장체험학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최 장관은 인기위주의 거창한 구호를 내세우기보다 우선 ‘현장위주의 갈등 조정’에 주력했다. 그가 교사와 교육감을 거치면서 몸에 베인 ‘소통형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최 장관에게 그동안의 성과와 계획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최근 서면과 추가 질의를 통해 이뤄졌다.
●취임사에서 교사 보호와 공교육 회복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는데.
공교육 정상화란 학교가 본연의 교육 기능을 회복해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책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초학력 보장, 고교학점제 안착, 진로·진학 교육 내실화 등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진로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교원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수능체제가 한계에 왔다는 얘기가 많다. 하지만 대입제도 개편은 복잡한 이해관계와 일선 교육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시도교육감협의회, 학교현장 등에서 대입 제도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불필요한 입시 경쟁 완화, 미래인재 양성 등의 측면에서 그 취지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대입 제도 개편을 포함한 중장기 교육개혁 과제들을 논의하고 있는데 교육부도 다양한 교육 주체들의 의견들이 숙의과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
●교육감 선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교육감 선거제도는 지방교육자치의 중요한 기반이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는 헌법 정신, 교육현장에 미치는 영향,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민주권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교육부가 추진한 주요 정책과 성과는.
교육부는 인공지능 시대 도래, 지역 균형발전, 저출산 심화, 헌법 가치 실현같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변화와 과제에 교육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이어왔다.
●요즘 유행하는 AI 교육은 어떤가.
AI 중점학교, 연구·선도학교(3307교, 전체 27.7%) 확대 및 선도교사 양성(7000명 예정)을 통해 AI 교육이 본격 출발했다. 대학에서는 학·석·박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AI 우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BK21 및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AI 및 AX 등 다층적인 AI 인재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AI 교육을 위한 교육부와 관계부처와의 협력을 강조했는데.
총리 주재로 교육부 과학기술부 기후환경부 통일부 등이 참여하는 ‘AI 교육관계장관회의’를 했다. 관계부처와 학계·연구계·산업계·학교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하겠다.
●교육이 지역균형발전과 밀접한데.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고 대학과 산업 간 연계와 협력을 강화해 지역에서 배우고 일하며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교육목적의 서울 전입인구가 10년 만(코로나 영향의 2021년 제외)에 처음으로 감소(2024년 9만5000명 → 2025년 9만2000명)했다. 지역대학 입학 경쟁률도 향상하고 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어떻게 되나.
거점국립대를 지역 성장엔진 분야 브랜드 단과대 및 연구 거점으로 육성해 우수한 지역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이다. 올해 우선 3개 대학을 선정해 모델을 만들고 확대할 계획이다. 거점국립대 정책과 연계한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앵커)를 통해 지방대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취업 지원을 강화하겠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응 방안은.
학교 통합, 학교 간 연계 등 다양한 혁신 방안을 통해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행·재정 패키지로 지원할 예정이다. 학교복합시설 조성, 폐교 활용 활성화 지원 등을 통해 학교혁신이 학생들에게는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지역주민에게는 필요한 생활·문화 인프라를 확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 학교 혁신과 지역 활성화가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돌봄 정책 확대에 대한 호응도가 크다.
단계적 유아 무상교육·보육 실현(2025년 5세, 27만8000명 → 2026년 4~5세, 50만3000명)으로 유치원 납입금 41.4% 및 어린이집 등 이용료 18.3%가 감소했다. 초등 3학년에 연 50만원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을 제공해 수혜 초등학생이 지난해 대비 10만8000명 증가했다. 맞벌이 가정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하루 9시간 이상 운영하는 유치원과 야간·휴일·24시간 운영 어린이집, 거점형·연계형 돌봄기관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향후 교육부 계획은.
AI 시대에 필요한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며 국민 누구나 교육과 돌봄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이를 현장에 보다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고 국민들께서 실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