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검사 보완수사권 문제, 해법은 없나

2026-06-18 13:00:03 게재

6.3 지방선거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조만간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새로 신설될 공소청 검사의 역할, 경찰 및 중대범죄수사청 수사관과의 관계 등이 담긴 형사소송법 개정안 초안을 마련해 당정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을 완료하고 올해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을 제정한 데 이어 형소법 개정까지 이뤄지면 검찰개혁은 일단락된다.

검찰이 개혁의 대상이 된 이유는 분명하다. 오랫동안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지만 그 권한을 때론 권력의 입맛에 따라, 때론 검찰조직 권한 강화를 위해 남용해왔기 때문이다.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검찰은 지난 2013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를 간첩으로 몰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으나 국가정보원이 증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무죄가 선고됐다. 그러자 검찰은 유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다시 기소해 보복성 기소 논란을 낳았다. 이에 대해 법원은 검찰의 공소권 남용으로 판단해 공소기각했다.

논리적 허점 보완 없이 폐지냐 유지냐 평행선

윤석열정부 때 이재명 제1야당 대표를 겨냥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도 마찬가지다. 재판에 넘긴 사건만 8개, 혐의는 12개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국회 국정조사 등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이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내역을 탈탈 털어 민주당 인사들에게 식사비용으로 10만4000원을 결제한 혐의로 기소하면서도 윤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주가조작 가담 의혹은 압수수색 한번 없이 한 차례 ‘출장조사’만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수사가 한편으로는 ‘정치수사’ ‘표적수사’, 다른 한편으로는 ‘봐주기 수사’ 논란을 낳은 이유다.

수사 강도와 방향이 사건과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정부여당이 수사권 기소권 분리를 검찰개혁의 핵심 원칙으로 제시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검찰권한을 분산해 남용의 여지를 없애자는 것이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수청을 신설하는 것은 그 연장선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에서 남은 핵심 쟁점은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것인지 여부다. 폐지를 주장하는 쪽은 검찰개혁의 취지를 강조한다. 검사가 보완수사권을 악용해 직접 수사에 나서지 못하도록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면 수사조직이 유지되고 언제든 과거 검찰청 체제로 회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문재인정부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의 수사 대상을 부패·경제범죄로 축소했지만 윤석열정부 들어 시행령을 개정해 무력화시킨 바 있다.

반면 보완수사권 유지론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검사가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건을 다시 점검하고 필요한 사항을 확인할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이 없다면 경찰이나 중수청이 부실하게 수사한 사건을 바로잡기 어렵고 공소유지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는 사건이 반복적으로 오가면서 처리 기간이 길어지고 결국 그 피해는 범죄피해자와 국민에게 돌아갈 것으로 우려한다.

두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문제는 보완수사 폐지론이나 유지론이 갖는 허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제대로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폐지론자들은 수사 기소의 분리라는 당위성을 강조할 뿐 보완수사 폐지에 따른 사건 처리 지연과 수사공백 문제, 경찰과 중수청에 대한 견제방안에 대해 이렇다 할 해법을 내놓지 못한다. 유지론자들 역시 보완수사 폐지에 따라 예상되는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제기할 뿐 이것이 다시 악용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은 주지 못하고 있다.

검찰개혁 성패, 정교한 제도 설계에 달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하면 우리나라 형사사법제도는 큰 변화를 겪게 된다. 검찰권 남용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형사사법 절차의 혼란과 국민의 불편으로 이어진다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과거 막강한 검찰로의 회귀 가능성을 열어둔다면 개혁 취지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검찰권 남용의 여지를 없애면서도 형사사법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정교한 제도 설계다. 보완수사권 존폐라는 이분법적 논쟁을 넘어 검찰개혁의 취지와 형사사법 시스템의 안정성을 함께 담아낼 수 있는 해법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선우 기획특집팀장

이선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