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발물’ 협박에 7544만원 손배소

2026-02-10 13:00:09 게재

경찰 “공중협박 전부 청구 방침”

형사처벌 넘어 비용까지 환수

온라인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협박 글로 공권력을 대거 투입하게 만든 가해자에게 경찰이 수천만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형사 처벌에 그치지 않고, 투입된 행정 비용까지 끝까지 묻겠다는 원칙적 대응이다.

인천경찰청은 재학 중인 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을 반복해 올린 고교생 A군을 상대로 7544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이 출동해 수색과 순찰을 벌이면서 공권력과 예산이 낭비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손해배상 청구액은 지난해 공중협박죄가 신설된 이후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경찰은 손해배상액 산정에 112 출동수당과 시간 외 수당, 출장비, 동원 차량 유류비 등을 반영했다. 인천경찰청은 손해배상심의위원회를 열어 청구액을 확정했고, 경찰청 본청 승인도 받았다.

이 사건은 경찰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무관용·전건 청구’ 방침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다. 그동안은 대규모 인력이 투입된 일부 사건에 한해 손해배상을 청구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건 규모와 관계없이 손해액을 산정해 검거 즉시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액이 소액이더라도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의미다.

경찰 수뇌부도 공개 발언을 통해 같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폭발물 협박과 살인 예고가 반복되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고, 그에 따른 공권력 낭비도 심각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최근에도 공항·백화점·지하철역 등을 겨냥한 협박 글이 잇따르며 경찰특공대와 소방 인력이 출동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온라인에 게시된 폭파 협박 글은 177건에 달했다. 대부분 실제 위험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신고가 접수될 때마다 경찰의 현장 통제·수색과 교통 관리가 이뤄져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공중협박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처벌의 가시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형사 처벌과 함께 손해배상 책임을 병행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공중협박죄가 신설된 지 오래되지 않아 범죄 인식이 충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손해배상 청구는 체감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경찰 관계자는 “공중협박은 장난이 아니라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공권력을 소모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앞으로도 형사 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을 함께 적용하는 원칙적 대응으로 재발을 막겠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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