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줄었지만 투자방·노쇼 사기 늘었다

2026-02-12 13:00:09 게재

통합대응단 출범 후 범행 수법 다변화

경찰청 “의심되면 즉시 끊어야” 당부

설 연휴를 앞두고 명절 인사·택배 배송 조회 등을 가장한 피싱 범죄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줄었지만 투자리딩방·노쇼·팀미션 부업 등 신종 스캠은 오히려 더 정교해지고 있다. 범죄가 ‘기관 사칭’에서 ‘일상 속 투자·부업·거래’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5년 10~12월 보이스피싱 범죄는 전년 동기보다 25%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이 대포폰·악성 앱·피싱 사이트 등 범행 수단을 집중 차단한 결과다. 범죄 이용 전화번호 차단은 484%, 악성 앱 차단은 317% 늘었다.

경찰은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전통적 보이스피싱은 줄었지만, 범죄 조직이 투자·부업·거래처럼 생활 밀착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리딩방 사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 광고에서 시작된다. “주식 공부를 도와주겠다”며 피해자를 끌어들인 뒤, 바람잡이 계정이 섞인 단체대화방으로 초대한다. 그 안에서는 ‘가짜 투자 성공 사례’가 반복된다. 신뢰를 쌓은 뒤 “당신에게만 주어지는 특별 기회”라며 허위 거래소 사이트 가입을 유도한다. 피해자는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보내지만, 거래 화면과 수익률은 조작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장 계획이 없는 비상장주식이나 가상자산을 곧 상장된다고 속이는 사례도 있다. “ㅇㅇ전자 주식 10주를 이벤트가로 사면 바로 팔아 큰 이익을 낼 수 있다”며 매매대금을 요구하는 방식도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수백명에 이르고, 피해액이 수십억원에 달한 사건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조직은 총책·상담원·계좌 관리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투자 권유자가 보낸 인터넷주소는 누르지 말고, 공식 누리집을 직접 검색해 접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쇼 사기도 계속된다. 식당에 단체 회식을 예약한 뒤 “고급 주류를 대신 구매해주면 함께 결제하겠다”고 속이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업주가 지정 계좌로 주류 대금을 보내면 연락이 끊긴다.

또 제약회사 직원을 사칭해 “실험실 방수공사를 맡기겠다”며 방수페인트를 특정 업체에서 사달라고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페인트 회사를 가장한 공범이 등장해 돈을 가로챈다. 경찰은 “기관이나 기업이 특정 업체를 지정해 대리구매를 요구하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며 “반드시 해당 기관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팀미션 부업 사기는 부업 전용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피해자가 임무를 수행하면 포인트가 쌓인 것처럼 화면에 표시된다. 그러나 출금을 시도하면 인출 수수료를 먼저 내야 한다며 송금을 요구한다.

또 팀 단위 임무에서 피해자의 실수로 큰 손해가 발생했다며 위약 벌 명목의 돈을 요구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경찰은 “어떤 이유로든 선입금을 요구하면 사기로 의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애 빙자 사기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 군인·의사·사업가 등을 사칭해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접근한 뒤 항공료·통관비·배송비 등을 요구한다. 최근에는 일정 기간 친밀감을 쌓은 뒤 투자리딩방이나 가상자산 투자로 연결하는 복합형 범죄도 늘고 있다. 경찰은 “감정적 신뢰가 형성된 뒤 돈을 요구하면 즉시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명절 특성을 노린 문자 결제 사기와 가짜 쇼핑몰·중고 거래 사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과태료·범칙금 조회, 택배 배송 확인, 경조사 알림 등을 가장한 문자에 포함된 출처 불명의 인터넷주소는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

개인 간 거래에서는 안전결제를 이용하고, 판매자가 따로 보낸 링크로 송금하지 말아야 한다. 경찰청 누리집에서는 인터넷 사기 의심 전화·계좌번호 조회 서비스도 제공한다.

통합대응단은 설 연휴 기간 ‘어서 끊자’ 캠페인을 진행한다. 의심스러운 전화나 메신저 대화는 초기에 끊는 것이 피해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취지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수법을 미리 알고 주변에 피해가 의심되는 사람이 있으면 국번 없이 1394로 상담받도록 안내해 달라”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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