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상표권 갑질 경고’ 취소소송 3월 선고

2026-02-19 13:00:20 게재

공정위 “거래상 지위 남용” 지적

한샘 “민사·특허 승소, 처분 무효”

한샘이 하청업체를 상대로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경고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이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만을 남겨둔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윤강열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한샘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경고처분 취소 소송 변론을 종결하고 오는 3월 26일 선고하기로 했다. 앞서 한샘은 공정위가 2025년 1월 거래상 지위 남용을 이유로 경고처분하자 이에 불복해 같은해 2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은 한샘과 하청업체 오젠 간의 상표권 사용계약을 둘러싼 분쟁에서 비롯됐다. 오젠은 2021년 7월 공기살균기 제품에 한샘 상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고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한샘은 2만대 구매의향서를 작성했고, 2022년 2월에는 4000대 발주도 약속했다는 것이 오젠측 주장이다.

그러나 제품 납품 이후 수개월 만에 한샘이 상표권 사용계약 갱신을 거절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오젠측은 한샘 상표가 제품에 각인돼 있어 재고를 판매할 수 없게 됐고, 이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2023년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후 1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공정위는 2025년 1월 한샘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가진 상태에서 합리적 사유 없이 계약 갱신을 거절해 일방적으로 거래를 단절했다고 봤다. 다만 피해가 특정 거래처에 한정된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 대신 경고 조치했다.

12일 변론기일에서 한샘측은 상표권 계약갱신 거절이 불공정 거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샘측 변호인은 “최근 특허법원이 상표권 사용계약 갱신 거절이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해당 판결은 지난해 12월 확정됐다”며 “오젠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역시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련 민사소송에서 불공정 거래가 아님이 입증된 만큼 경고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공정위측은 민사 판결과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판단 기준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공정위측 대리인은 “특허법원은 계약의 존부(성립) 등 민법적 관점에서 판단한 것이고, 공정거래법은 거래상 지위 남용 여부를 본다”며 “기존 상표사용권 계약이 신규제품을 별도 계약 없이 편입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오젠측이 계약기간이나 조건을 협상하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주장했다. 공기살균기라는 신제품을 개발했음에도 별도 계약 없이 기존 계약 기간을 그대로 원용한 것은 한샘의 거래상 지위 때문에 오젠이 정당한 요구를 하지 못한 결과라는 취지다.

공정위측은 “갱신 약속을 믿고 투자한 하청업체에 거래 조건을 강요한 비정상적 상황을 재판부가 살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추가 참고 서면과 증거 자료를 검토한 뒤 변론을 종결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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