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이란 핵협상 합의가 가장 현명”
외교 우선 재확인 속 군사옵션 경고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필요성 거론
미국 백악관이 이란 핵협상과 관련해 여전히 큰 이견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외교를 최우선으로 하되 군사적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비롯한 어떤 국가에 대해서도 외교적 해결을 최우선 선택지로 삼아왔다”면서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과 현 행정부와 합의하는 것이 매우 현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상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만 하지는 않았다. 레빗 대변인은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차 핵 협상과 관련해 “약간의 진전은 있었지만 몇몇 이슈에서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핵 프로그램의 범위와 검증 방식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이란이 향후 몇 주 안에 더 구체적인 제안을 들고 협상장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군사적 압박도 동시에 언급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란을 공격할 이유와 논거가 많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미국과 미군, 미국인의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협상이 실패할 경우 군사행동을 검토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협상 시한을 설정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인도양 전략 거점도 직접 거론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디에고 가르시아 섬을 영국이 반환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 섬은 차고스 제도 최대 섬으로 미군과 영국군의 공동 기지가 위치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 협상이 결렬될 경우 해당 기지를 활용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차고스 제도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되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는 장기간 임대 형식으로 통제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합의가 안보상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 섬의 통제권을 유지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이란 당국자와 통신 산업계 간부 등 18명에 대해 비자 제한 조치를 부과했다. 반정부 시위 탄압과 표현의 자유 침해가 이유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대상자와 직계 가족의 미국 입국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미국과 이란은 8개월 만에 핵 협상을 재개했다. 오만에서 시작된 대화는 제네바로 이어졌지만 가시적 합의는 도출되지 않았다. 미국은 외교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제재와 군사력 전개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란 역시 군사 훈련을 확대하며 맞서고 있어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중동 정세는 더욱 불안정해질 전망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