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 데이터센터 새 변수로
2028~2032년 본격화 전망
하이브리드 가속기로 부상
양자컴퓨터는 극저온에서 물질이 켜짐과 꺼짐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성질을 활용해 큐비트로 계산한다. 같은 문제를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마요라나 기반 양자 칩을 공개했고, 구글·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들도 클라우드 접근, 개발자 플랫폼, 가격 통제 등을 앞세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방위 산업도 양자컴퓨팅과 양자 네트워킹에 조기 투자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투자도 늘었다.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ECIPE)는 중국의 공공 투자 규모가 180억달러에 조금 못 미치며 EU가 뒤를 잇는다고 밝혔다. 상용화 시점은 2028년~2032년이 대세 로드맵으로 제시된다.
UBS는 실질적 이점이 2030년대 초반에 본격화할 것으로 보면서도, 기업 로드맵상 2027년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시장 목소리를 전했다.
데이터센터 관점에서 가장 큰 변화는 전력과 설계다. UBS는 1월 103쪽 보고서에서 수천만달러짜리 양자컴퓨터가 고전 슈퍼컴퓨터로 1만년 걸릴 문제를 200초에 풀 수 있는 단계에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문제를 처리하는 시간이 극적으로 줄면 총 에너지 투입도 줄 수 있다는 논리다. 마이크로소프트 측도 양자 시스템이 과열로 작동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단기간에 데이터센터의 고전 컴퓨팅을 대체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자 시스템은 단독 장비가 아니라 고성능 컴퓨터와 결합해 쓰는 하이브리드 가속기 성격이 강하며, 데이터센터 안에 특수 설비 구역인 양자 팟이 생기면서 전력·열 관리의 ‘새로운 부담’이 추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 확장이 당분간 최대 전력 수요 요인이라는 판단도 유지된다.
상용화를 가로막는 현실적 장벽도 크다. 데이터센터 환경에 양자 시스템을 들여오려면 맞춤형 통합 작업이 많고, 설치·운영을 맡길 양자 인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여기에 극저온 냉각 장치, 진동·전자기 간섭 차단, 유지보수 프로세스까지 갖춰야 해 기존 서버룸 방식과는 다른 ‘목적형 구역’이 필요해질 수 있다. 현재 데이터센터에 배치된 양자컴퓨터도 극소수에 불과해, 업계는 표준 마련을 논의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인수합병이 늘고 있고, 아이온큐 등의 인수 사례가 잇따랐다는 설명도 나왔다.
보안은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UBS는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현행 암호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양자 안전 암호로 전환해야 하고 관련 투자를 향후 몇 년 내 시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이런 난제가 오히려 향후 10년간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가 계속될 근거가 된다고 진단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