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3차 핵협상 종료…“상당한 진전”
빈(IAEA)서 기술협의 예고 이란 ‘농축 일시 동결’ 제시 미국은 “영구적 중단” 압박
미국과 이란이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재개한 3차 핵협상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술적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중재를 맡은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회담 직후 엑스(X)를 통해 “상당한 진전(significant progress)이 있었다”고 밝혔다.
양측은 각국 정부와 협의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빈에서 세부 쟁점을 다룰 예정이다.
이란 측 수석대표인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오전에 4시간, 오후에 2시간가량 진지하고 긴 협상을 진행했다”며 “핵과 제재를 포함한 모든 부문에서 합의 요소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일부 사안은 이해에 매우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견해차는 남아 있지만 이전보다 협상 의지가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에서 이란은 우라늄 농축의 ‘일시 동결’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IAEA 감독 하에 우라늄 재고의 농축도를 낮추고 경제적 공동이익을 도모하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미사일 체계와 방위산업은 협상 대상이 아니며 영구적 농축 중단·핵시설 해체·비축 우라늄 이전은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일몰 조항(sunset clause)’이 없는 영구적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미 측은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핵시설 해체와 기존 농축 우라늄의 전면 처분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대표단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했다. 협상은 알부사이디 장관이 양측을 오가는 간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같은 날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다시 추진하려는 시도를 해왔다는 증거를 봤다”며 “이란은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을 원하지만 다른 선택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연설에서 “세계 최대 테러 지원국이 핵무기를 갖도록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중동 지역 군사력을 증강하며 협상 결렬 시 군사행동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재개 주장은 거짓”이라며 반박했다.
후속 협의가 열릴 빈은 IAEA 본부가 위치한 곳으로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이번 제네바 회담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주 기술협의에서는 농축도 상한, 재고 처리 방식, 검증·사찰 범위, 단계적 제재 해제 로드맵 등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일부 외교적 진전 신호에도 불구하고 ‘일시 동결’과 ‘영구 중단’ 사이 간극은 여전히 크다는 게 중론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