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8~10월 북극항로 특송서비스 시작…북극 강자로

2026-07-20 13:00:2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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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레전드 컨테이너선 7척으로 8회 운항

한국은 추격 … 시범운항 관련국 동의 남아

항만공사 통합 둘러싼 갈등 해결도 과제

해양수산부가 중국이 앞서가고 있는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있다.

20일 해수부에 따르면 8~9월 시범운항에 투입할 선박과 운송할 화물은 마련했지만 북극항로 운항을 위한 관련국 동의는 진행 중이다. 국제사회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연안을 항해하는 북극항로 시범운항은 국제사회 협조가 없으면 진행하기 어렵다.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 문제는 지난해 12월 해수부 업무보고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했을 정도로 핵심 사안 중 하나다.

중국이 8~10월 북극항로를 이용한 컨테이너선 특송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혀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준비하고 있는 정부와 선사의 발걸음도 더욱 바빠졌다. 사진은 북극항로 시범운항 예비선사로 지정된 팬스타그룹의 카페리 선박이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정박해 있는 모습. 사진 정연근 기자

해수부는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북극항로 시범운항 시작’을 하반기 첫번째 과제로 보고했다. 올해 8~9월 부산에서 유럽까지 항로를 40~45일에 걸쳐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을 실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운항경험과 데이터를 확보해 2030년부터 한국과 유럽 간 정기 특송서비스를 본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북극항로 운항경험을 축적한 중국은 다음달부터 10월까지 북극항로 특송서비스를 진행한다. 한국보다 5년 앞선 속도다.

해수부는 업무보고에 앞서 가진 기자단 설명에서 “2700TEU급(6m 길이 컨테이너 2700개 운송가능) 컨테이너 선박과 1300TEU 규모의 화물을 확보한 상태”라며 “운항을 하려면 관련국과 협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와는 큰 문제 없이 협의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가 유지되고 있어 이에 따른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중국과 북극항로 격차 더 늦출 수 없어 = 북극항로에 대한 운항경험을 축적한 중국은 다음달 12일부터 10월 27일 사이에 7척의 중소형 컨테이너선들 투입해 북극항로를 통한 정기선 특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북극항로를 이용한 컨테이너선 운항을 14회 완료했다. 2024년 11회, 2023년 7회 등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특송서비스는 중국 해운기업 씨레전드(하이제해운)가 실시한다. 중국과 미국의 해운조선미디어 신더마리타임(16일)과 지캡틴(15일. 각각 현지시간) 등에 따르면 씨레전드는 올해 북극해 얼음이 가장 적은 8~10월 사이 7척의 컨테이너선으로 8회에 이르는 특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첫 운항은 6m 길이 컨테이너 1740개를 실을 수 있는 1740TEU급 두바이타워호가 시작한다. 이어 2872TEU급 리야드 무카브호, 1829TEU급 아테네 오데온호, 4890TEU급 이스탄불 브릿지호, 1528TEU급 타이거 마안산호·빈툴루호·련운항호가 연속 운항할 계획이다. 두바이타워호는 올해 마지막 항차도 담당해 두 차례 북극항로를 운항한다.

씨레전드는 지난해 9~10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최초의 정기노선형 북극항로 특송 서비스 ‘중국-유럽 아틱 익스프레스’(CAX)를 선보이며 컨테이너선 정기선 서비스 시험을 마쳤다. 당시 운항했던 씨레전드의 이스탄불브릿지호는 6m 길이 컨테이너를 4843개(4843TEU) 싣고 9월 22일 중국 닝보-저우산항을 출항해 20일만에 영국 항만 펠릭스토우에 도착했다. 북극항로 구간은 5일간 평균 17노트(31.5㎞) 속도로 항해했고, 쇄빙선 호위 없이 독자 운항으로 전 구간을 통과했다.

이스탄불브릿지호가 당시 운항한 거리는 7500해리(1만3875㎞)였다. 수에즈운하를 경유해 영국에 도착하는 노선은 1만1000해리(2만350㎞)로 운항기간은 40일, 희망봉을 우회하면 거리가 더 늘어 최대 50일까지 걸린다.

씨레전드는 올해 다롄 칭따오 상하이 타이창 푸저우 난샤에서 피더선 서비스를 거쳐 닝보-저우산항으로 화물을 모은 후 유럽의 펠릭스토우(영국) 로테르담(네덜란드) 빌헬름스하펜(독일) 그디니아(폴란드) 등으로 운송한다. 닝보-저우산항에서 유럽 첫 기항지인 펠릭스토우까지 항해기간은 평균 20일 일정이다.

씨레전드는 이번 특송 서비스가 3분기 물동량 성수기 동안 수에즈운하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항로를 대체할 뿐만 아니라 25일 걸리는 철도 운송도 대체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해상운송은 육상운송보다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물동량이 많다.

씨레전드는 아시아와 북유럽 간의 운항 거리가 현저히 단축되기 때문에,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기존의 남방 항로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략 50%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화물은 일반 컨테이너 화물, 냉동·냉장 화물, 대형 화물 및 위험물인 배터리 자재까지 수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씨레전드는 중국 국유보험사 중국인민보험그룹(PICC)과 손잡고 극지화물보험상품도 개발했다. 중국인민보험그룹은 1949년에 설립된 국유 금융·보험 종합그룹으로 해운 물류 분야에서는 자회사인 PICC P&C(중국인민재산보험)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북극항로는 일반 항로에 비해 유빙과의 충돌 위험, 극지 기후로 인한 항해 불확실성이 높아 기존의 일반 화물보험으로는 보장이 어렵거나 보험료가 비싸다.

한국은 북극항로를 통해 에너지화물 등을 부정기선으로 다섯차례 운항한 경험은 있지만 컨테이너선 운항은 처음이다. 시범운항에 나서는 선사도 북극항로 운항경험이 없다. 기존 컨테이너 선사들이 머뭇거리는 틈새를 뚫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카페리선 운항을 주로 하는 팬스타그룹이 모험에 나섰고 해수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운협회 등이 지원하고 있다.

◆5대 항만도시 시민단체 항만공사 통합 반대 = 북극항로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항만의 역할도 중요하다. 해수부는 항만개발과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항만공사 통합을 둘러싼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부산 울산 인천 여수 광양의 시민단체들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 추진을 중단하고 자율성 전문성을 강화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와 부산항·울산항·인천항·여수광향발전협의회 등은 청와대와 재정경제부가 주도하는 공공기관 기능개편과 통합 방안에 부산 인천 울산 여수광양항만공사 통합이 포함되는 것은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항만은 지역의 핵심성장 거점인데 지역별 항만공사를 중앙정부가 통합 운영하는 것은 지역의 자율성을 축소하고 지역의 특성화 발전전략을 획일화해 정부의 ‘5극3특’ 전략과 모순된다는 것이다. 이는 자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세계 주요 항만들의 흐름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북극항로 시대를 앞두고 부산항은 글로벌 환적항과 북극항로 거점항만으로, 인천항은 대중국 교역과 수도권 물류 중심항으로, 울산항은 세계적인 에너지 물류 허브로, 여수광양항은 국가기간산업과 연계된 산업물류 중심항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북극항로 대응, 디지털항만구축, 탄소중립항만 조성 등 항만 간 공동대응이 필요한 분야는 통합이 아니라 ‘전국항만공사협의체’ 등을 통해 추진해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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