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국·이란 전면전 우려…반도체 실적·트럼프 관세 주목
‘10% 보편 관세’ 만료, 새 관세정책 발표 가능성
알파벳 실적 발표,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 이끌까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동전쟁의 전면전 확대 여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새 관세정책 발표, 주요국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운송 불안 =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현지시간) 미군 중앙사령부는 8일간 이어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미군의 공격이 향후 며칠간 더 이어진다면 이란군은 전면적 공격의 1단계 이행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시장은 이번 주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을 강화할지, 이란이 중동 국가들의 기반시설 파괴와 후티반군을 이용한 바브엘만데브 해협(홍해 우회로) 봉쇄에 나설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 해협 동시 봉쇄 시 글로벌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 간의 군사적 긴장 등으로 홍해 봉쇄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우회로로 활용되는 홍해마저 정상적인 운송 여건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세계 경제가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지난주에만 15.91% 치솟았다.
17일(현지시간)에는 브렌트유가 88.10달러로 전일 대비 4.59% 올랐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82.49달러로 4.48% 오르며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 관세’ 만료 5일 앞 = 오는 24일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글로벌 10% 관세 효력이 종료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 연방대법원이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하다고 판단하자 무역법 122조를 적용한 10% 보편관세로 방향을 튼 바 있다. 하지만 해당 관세는 의회의 연장 승인이 없으면 이달 24일 종료된다.
이에 따라 이를 대체할 무역법 301조 등에 근거한 각국의 관세 내용이 새롭게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미 무역대표부(USTR)가 한·중·일 등 16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해 온 무역법 301조 관련한 조사나, 수입품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때 대통령이 수입 제한 조치를 내릴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가 사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국가별·품목별 맞춤형 관세 및 무역 조치가 발표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 지난달 60개 경제권 수입품에 10% 또는 12.5% 추가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한국 등 46개국 12.5%) 이번 확정 관세의 규모와 근거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주 브라질에 25% 관세를 강행할지도 주목된다.
◆큰 폭 조정받은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될까 = 이번 주 미국에서 주목할 만한 거시 경제지표는 많지 않다. 다만 최근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될지 여부가 핵심 관심사다.
무엇보다 AI 투자 계획 등에 투자자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시간으로 23일 새벽에 발표될 알파벳 실적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대규모 자본지출(CAPEX)이 실질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장은 내년 자본지출 계획을 눈 여겨 보고 있다. 클라우드 고성장이 유지되는 가운데 CAPEX 가이던스까지 유지 또는 상향될 경우 AI 수요에 대한 우려를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텐서처리장치(TPU) 등 자체 AI 가속기 수요의 견조함이 확인된다면, 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뿐만 아니라 범용 디램(DRAM) 수요의 중장기 가시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국내 반도체주에도 긍정적인 재료가 될 전망이다.
24일 새벽에 발표되는 인텔 실적에서는 데이터센터 매출 증가율보다 서버 CPU 출하량이 실제로 회복되고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의 핵심 논쟁이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이익 증가율 피크아웃(정점 통과)과 AI 투자 사이클의 조기 종료 가능성에 집중되고 있다”며 “이번 주부터 시작하는 AI 업체들의 실적 발표는 AI 수요의 지속성과 반도체주의 부채축소(디레버리징) 및 주가수익비율하락(디레이팅) 국면 탈출 여부를 동시에 점검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변동성 완화할까 = 한편, 지난주 발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의 수급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을지도 이번 주 증시의 주요 포인트다. 신규 상장 중단과 광고 금지는 즉시 시행되지만, 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괴리율을 3%에서 2%로 낮추며, 매매수량 단위를 1좌에서 20좌로 변경하는 등의 주요 규제안은 8월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한 연구원은 “이는 당장 오늘부터 실질적인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데에는 한계점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기존 시장에서 거론됐던 레버리지 배율 축소, 단일종목 레버리지 신규 설정 제약 등과 같은 방안들이 포함되지 않은 점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코스피, 4%대 급락세 보이다 하락률 축소 = 20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7.02포인트(2.60%) 내린 6643.58로 출발해 장중 3~4%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이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하락률이 다소 축소되면서 오전 9시 42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17포인트(0.18%) 하락한 6808.43에 거래 중이다. 이 시각 외국인은 4135억원, 기관투자자는 1078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26포인트(1.67%) 하락한 778.58을 기록 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42분 기준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보다 9.31원 오른 1488.4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1470원대까지 내려간 환율은 이날 10원 이상 급등하며 장중 1490.6원까지 상승했다.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며 환율을 밀어 올리는 양상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0.80을 기록 중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