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황교안의 길, 장동혁의 길

2026-07-20 13:00:2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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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이후 혼돈에 휩싸였던 자유한국당은 2019년 2월 공안검사 출신 황교안 전 총리를 당 대표로 선출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정부를 “좌파 독재정권”이라고 규정하면서 걸핏하면 국회를 벗어나 장외투쟁에 나섰다.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광화문집회에도 적극 합류했다. 광화문집회는 강성보수 성향을 띤 속칭 태극기세력이 주축이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문재인 하야”를 외쳤다.

황 대표는 태극기세력의 박수를 받았지만, 온건보수·중도층과 점점 멀어져갔다. 그 결과 이듬해 실시된 21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후신 미래통합당은 103석이라는 기록적 참패를 맛보았다. 대중정당이 극단세력과 손잡고 강성 목소리만 내면 다수 대중과는 멀어진다는 교훈을 남긴 장면이었다.

5년 뒤 당권을 잡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장외에서 “부정선거”를 외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서울 올림픽공원(7일)→인천(8일)→올림픽공원(11일)→부산(12일)→올림픽공원(14일)→광주(15일)를 잇따라 찾았다. 제헌절인 17일에도 경축식 참석 대신 올림픽공원에서 ‘부정선거’를 규탄했다. 장

대표가 찾은 집회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보다 “민주당을 비롯한 좌파세력과 중국이 광범위한 부정선거를 기획했다”는 부정선거 음모론이 더 많이 들린다. 또 다시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부끼고, ‘윤 어게인’을 외치는 이들까지 눈에 띈다.

장 대표가 강성보수층과 손잡고 ‘부정선거 장외투쟁’에 열중하는 요즘, 국민의힘 지지율은 26%(한국갤럽, 14~16일 조사, 무선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머물고 있다.

민주당은 40%다.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중도층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진다. 민주당 42%, 국민의힘 19%다.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이 벌써부터 걱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7일 동아일보 유튜브 ‘정치를 부탁해’에 출연해 “(장 대표가) 부정선거로 가고 있지 않느냐. 당이 지금 완전히 망할 지경” “장 대표는 지금 본인의 바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폭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 “그냥 황교안의 길이다. 소수의 극단주의적인 사람들에 기대서 그 사람들의 목소리에 힘입어 자기의 정치적 생명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친한계(한동훈)라, 장 대표에게 더 비판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국민의힘과 보수진영의 ‘침묵하는 다수’도 장 대표가 ‘황교안의 길’을 좇을까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황교안의 길’은 이미 ‘실패’(21대 총선 참패)로 검증됐기 때문이다.

엄경용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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