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호르무즈 봉쇄 시 해상운임 최대 80% 폭증”
윤진식 회장 주재 ‘긴급 수출입 물류 점검회의’ 개최
중동 전역 확산 국면에선 우회경로 가동여부 불확실
호르무즈 해협 인접 7개국의 우리 수출 비중은 1.9%
이란이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해상운임이 최대 80% 폭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1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윤진식 회장 주재로 ‘미국-이란 사태 관련 긴급 수출입 물류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시 발생할 수 있는 수출입 물류 리스크와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무역협회는 “우회 루트를 활용할 경우 해상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50∼80% 상승할 수 있다”면서 “육로 운송과 통관 절차로 운송 기간도 3∼5일 늘어날 수 있다. 과거 해당 지역에서는 보험료가 최대 7배까지 할증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상 통로로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세계적 원유 수송로다. 전 세계 석유 해상 교역량의 27%가 이곳을 지난다. 호르무즈 해협 전체 폭 55㎞ 중 유조선 통항 가능 구간은 10㎞ 이내로 모두 이란 영해다.
우리나라는 원유 70.7%, 액화천연가스(LNG) 20.4%를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어 해협이 봉쇄되면 에너지 수급 불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무협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오만의 주요 항만을 경유한 우회 경로를 활용하는 방안이 가능하지만 실질적 가동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지금과 같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인접국내 미군 기지를 겨냥하는 전면전 확산 국면에서는 육로와 영공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에즈운하 상황도 변수다. 후티 반군 사태가 발생한 2023년말부터 선사들이 희망봉 우회를 택하면서 수에즈운하 통항량은 과거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다.
직접적인 수출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무협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인접 7개국에 대한 우리 수출 비중은 2025년 기준 1.93%(136억8000만달러)에 이른다. 따라서 해협 내 해상 물류 차질이 발생해도 직접적인 충격은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 수출은 대UAE가 56억6000만달러로 가장 많지만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0%다. 이어 대사우디 48억6000만달러(0.69%), 대이라크 13억8000만달러(0.19%), 대카타르 8억3000만달러(0.12%) 등이다. 대이란으로의 수출은 1억5000만달러(비중 0.02%)다.
무협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비해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 수출화주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오만 살랄라·두쿰 항만을 활용한 환적과 내륙 운송 등 우회 운송 경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물류업계와의 협력 체계와 정보 공유도 강화한다. 국적 선사, 포워더 등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해당 지역 수출입 물류 동향을 수출 기업에 제공할 방침이다.
대체 루트 이용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 대책도 강구한다. 육로 운송비와 통관 비용 등으로 늘어나는 운송료를 완화하기 위해 기존 물류비 바우처에 긴급 항목 편성을 요청하고, 중소기업 전용 선복 확보 방안도 추진한다.
윤진식 회장은 수출입 물류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업계 피해를 최소화할 대응 체계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