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공포…선박 보험료 50% 급등
해협 통과 선박 전쟁위험 보험 취소 통…중동 위험에 유가 추가 상승 전망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면서 선박 보험료가 급등하고 있다. 일부 선박은 실제로 해협 진입을 포기하는 등 해상 물류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보도에서 전쟁위험 보험사들이 걸프 해역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기존 보험을 취소하고 보험료를 최대 50% 인상하겠다고 선주들에게 통보했다고 전했다.
보험중개회사 마시의 영국 해상 선체 전쟁보험 책임자인 딜런 모티머는 FT에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을 계속 공격한다면, 이란이 이 지역 해운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통제력을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까지 걸프 해역을 지나는 선박의 전쟁위험 보험료는 선박 재조달가치의 약 0.25% 수준이었다. 1억달러 선박의 경우 항해 한 번에 25만달러였지만, 앞으로는 37만5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 이스라엘 항만에 기항하는 선박 보험료도 기존 0.1% 수준에서 최대 50% 인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사들은 우선 기존 계약을 취소한 뒤, 더 높은 가격으로 재계약을 맺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전면 보장 거부보다는 고율 보험료를 적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다. FT에 따르면 최소 3척의 선박이 해협 통과를 앞두고 회항했다. 해상 안보 자문회사 EOS 리스크 그룹도 일부 선박이 이란 혁명수비대로 추정되는 무선 경고를 받았으며, 해협이 폐쇄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에너지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FT는 브렌트유 가격이 최근 7개월 만의 최고치인 배럴당 73달러까지 상승했다고 전했다. 최근 한 달간 상승률은 약 12%에 달한다. 시장이 다시 개장하는 월요일에는 중동 긴장 고조가 본격 반영되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정부는 아직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FT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 관계자는 “전략비축유에 대해 어떠한 논의도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전략비축유는 약 4억1500만배럴 수준이다. 다만 FT는 이란이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할 경우 전략비축유만으로는 가격 충격을 막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하루 원유 통과 물량은 약 2100만배럴에 이른다. 이란이 실제로 해협을 봉쇄하거나 기뢰 설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위협 수위를 높일 경우 단기간 유가 급등과 해상 운임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에너지안보 연구원 댄 마크스는 “기뢰를 설치했다고 선언하거나 미사일을 몇 발 발사하기만 해도 선박 운항은 멈출 수 있다. 아무도 선원을 잃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세계는 몇 주간의 위기를 견딜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더 많은 군사 행동과 통화 급등, 초인플레이션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면 봉쇄 여부와 관계없이, 보험료 상승과 항로 변경만으로도 원유 운송 비용은 빠르게 오를 전망이다. 중동발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정유사들의 수익성 압박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