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걸프국 향해 공습 지속
중동전역 확전, 장기화 우려
이스라엘 “ 3주 추가 공습”
이란이 핵심 원유 수출항인 하르그섬이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 국가들을 겨냥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계속하면서 중동 전역의 군사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중부와 텔아비브에서는 여러 차례 공습 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텔아비브에서는 최소 23곳이 공격을 받아 소규모 화재가 발생했고, 현지 구조 당국에 따르면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 중부에서는 미국 영사가 사용하는 주거용 건물에 미사일 파편이 떨어져 2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걸프 지역에서도 긴장이 이어졌다. 이탈리아군은 쿠웨이트의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아 기지에 있던 이탈리아군 드론 1대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미군과 이탈리아군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설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 걸프 국가들도 이날 자국을 향한 발사체를 잇달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UAE는 이란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 4발과 드론 6기를 탐지해 대응했다고 밝혔으나 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UAE 푸자이라 항구는 전날 이란의 공격으로 선적 작업이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앞서 이란은 ‘미국이 하르그섬 공격을 위해 UAE 항구와 부두를 군사적으로 활용했다’고 주장하며 ‘UAE 내 주요 항구와 부두, 도시 곳곳에 숨겨진 미군 미사일 발사기지를 타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사우디 국방부도 수도 리야드와 동부 지역에서 이란이 발사한 드론 10대를 요격했다고 밝혔고, 바레인은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방공망이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 125기와 드론 211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전쟁 여파는 산업과 경제 영역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련업체 중 하나인 바레인의 알루미늄 바레인(Alba)은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차질로 수출이 어려워지자 생산량을 약 20% 감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이미 지난주 일부 고객에게 계약상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출하를 중단한 상태였다.
AP통신은 제련소의 생산 감소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알루미늄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도 예외는 아니다. 이날 바그다드 국제공항이 로켓 공격을 받아 공항 보안 요원과 직원, 기술자 등 최소 5명이 부상했다고 이라크 치안 당국이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내 무장세력은 최근 미국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바그다드 공항 인근에는 미군 작전 물류 지원에 사용되는 옛 미군 기지가 위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남부에서는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교전도 이어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유엔평화유지군이 남부 지역을 순찰하던 중 “비국가 무장단체로 추정되는 세력”의 총격을 받아 대응 사격을 했으며 평화유지군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충돌은 미국의 하르그섬 공격 이후 더욱 격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군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공격해 군사시설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르그섬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하면서도 “재미 삼아 몇 번 더 공격할 수도 있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란 내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루 동안 이란군 사령부와 방위 시스템, 무기 저장소 등 200곳 이상을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란 내 수천 개의 공격 목표를 확보하고 있으며 매일 새로운 목표를 식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앞으로 최소 3주 동안 대규모 추가 공습 작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란의 미사일 생산 시설과 군수 산업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파괴하기 위한 작전이 최소 3주 더 진행될 것”이라며 “미국 등 동맹국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