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수위 낮춘 ‘호르무즈 결의안’도 부결
트럼프 협상시한 수시간전
중국·러시아 반대표 던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보호와 봉쇄 해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에 막혀 결국 부결됐다.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 관련 결의안은 찬성 11표, 반대 2표, 기권 2표로 채택이 무산됐다. 표결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고한 이란과의 협상 시한(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이뤄졌다.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다. 콜롬비아와 파키스탄은 기권했다.
이번 결의안은 당초 군사 행동을 의미하는 ‘필요한 모든 수단’ 문구를 삭제하고,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방어적 성격의 노력 조율’ 권고로 수위를 낮춘 타협안이었다.
결의안은 안보리 의장국 바레인이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및 미국과 조율해 마련했다.
호르무즈 해협 항로 이용국들이 선박 호위 등 항행 안전과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방어적 노력을 조율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이란에 선박 공격과 항행의 자유를 저해하는 모든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과, 급수·담수화 시설 등 민간 기반 시설과 석유·가스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도 촉구했다.
초안 단계에서 난색을 표했던 프랑스는 최종적으로 찬성으로 돌아섰으나, 러시아와 중국은 결의안이 편향됐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표결 후 바레인은 “안보리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 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은 “이번 결의안 채택 실패는 국제사회의 조치 없이도 국제 수로에 대한 위협이 용인될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세계에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걸프 지역을 굴복시키기 위해 위협을 일삼는 정권의 편에 섰다”고 저격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전쟁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책임을 언급하며, 결의안이 분쟁의 근본 원인과 맥락을 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
푸충 주유엔 중국 대사는 “이 전쟁은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군사 행동 중단”을 촉구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이번 결의안이 “근본적으로 잘못되고 위험한 접근 방식”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중동 긴장 고조의 원인으로 이란만 지목했다는 취지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